LH, 영업익 1년 새 41분의 1로 폭락...재무 '빨간불'HUG "업무 수행 예산·인력 역부족···지원 필요"
25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LH의 지난해 매출액은 13조8840억원, 영업이익은 437억원, 당기순이익은 5158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19조6263억원)보다 5조7000억원 줄었다.
LH의 영업이익은 2018년 2조6136억원, 2019년 2조7827억원, 2020년 4조3346억원, 2021년 5조6486억원 등 매년 증가하는 추세였으나, 부동산시장 침체로 2022년 1조8128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전년의 41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1조4327억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LH의 이같은 실적 하락의 배경은 토지 분양 대금 연체액 증가다. LH가 건설사나 시행사에 토지를 매각하면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수년에 걸쳐 중도금을 받는데 공사비가 오르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중도금을 받지 못한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LH가 받지 못한 토지 분양대금은 2021년 말까지 2조원대를 기록하다 2022년말 3조9000억원, 지난해 말 6조9000억원을 기록하며 3조원이 증가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기가 길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LH 연체액은 지난해 보다 늘어날 수 있고 올해 LH 공동주택용지 계약 해지도 잇따른 만큼 LH 실적도 지난해 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정부는 기업구조조정리츠(CR리츠)로 지방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방안을 10년 만에 재추진한다. 토지매입과 토지매입 확약에는 총 3조 원이 투입될 예정이며 이는 LH가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LH는 회계기준에 따라 토지매수자가 잔금을 납부하는 시점에 회계상 매출을 인식해 부동산 경기 하강 시에는 매수자의 잔금납부 연체 등으로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LH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하강에 따라 일부 재무지표가 단기간 부진할 수 있으나 LH는 국민주거복지 실현 및 건설경기 활성화 등 공사에게 부여된 공적 역할의 적극적인 추진에는 문제가 없다"며 "정부 정책사업을 차질 없이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HUG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전세사기 피해자가 꾸준히 늘면서 올해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HUG는 지난해 4조원에 가까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을 운영하는 HUG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지급해줬으나 이를 회수하기까지 시간 차가 있는 것이 이러한 순손실의 가장 큰 원인이다. 2년 연속 적자 기록인데다 지난해 HUG의 당기순손실은 3조8598억원으로 전년도 4087억원이었던 적자가 1년 사이 3조4000억원 이상 불어났다
올해 1∼3월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사고액은 1조4354억원 사고건수는 6593건으로 집계됐다. 월별로는 ▲1월 2927억원 ▲2월 6489억원 ▲3월 4938억원이다. 올해 1분기 보증사고 규모는 지난해 1분기 7973억원보다 80%(6381억원) 늘었다. 업계에서는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올해 전세보증 사고액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분석된다.
HUG 관계자는 "현재 충분한 보증여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전세보증·임대보증 등 임차인 보호를 위한 보증을 차질 없이 공급할 예정"이라며 "전세보증 사고가 발생한 전세보증 가입자들에게는 약관에 따른 보증이행을 적기에 진행하고 있고 전세보증 미가입자들에 대한 다양한 피해지원 프로그램도 충실히 이행 중"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야당이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피해비용을 먼저 지원하고 정부가 추후 비용을 회수하는 이른바 '선(先)구제 후(後)회수' 방안을 도입하는 전세사기 지원 특별법 개정을 추진하고있다. 될 것이라는 추산을 내놨다.
선구제 후회수 방안이란 HUG 등 채권매입기관이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임차보증금반환채권 매매대금을 우선 지급하고, 우선매수권·우선변제권을 갖고 피해주택을 매각한 비용으로 투입비용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이장원 국토부 전세사기피해지원단 피해지원총괄과장은 "현재 추세대로라면 내년 5월까지 피해자 수가 3만6000명으로 늘 것"이라며 "평균 보증금 1억4000만원을 곱하면 5조원에 가까운 비용이 나온다"고 말했다.
문제는 법개정을 하게 될 경우 HUG 재정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우석 HUG 경·공매팀장은 "HUG는 자체 재원을 들여서 채권매입 업무를 수행하기에는 적자가 심각하다"며 "법적으로는 주택도시기금으로 하도록 돼 있는데 예산 및 인력 지원이 뒤따르지 않으면 실제 업무 수행이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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