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부산 등 5대 광역시 미분양 적체현상 심화악성미분양도 증가세...시장 침체에 전망도 어두워"고금리 등 악재에 회복까지 상당한 진통 우려"
통계청 코시스(KOSIS)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5대 광역시의 미분양주택은 총
1만8137만가구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고작 66가구 감소한 수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5대 광역시 가운데 대구가 9927가구로 미분양물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부산이 3372가구, 울산 2713가구 대전1444가구, 광주 904가구 인 것으로 집계됐다.
악성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부산이 1165가구로 가장 많았다. 대구가 1085가구로 뒤를 이었고, 대전 436가구, 울산 241가구, 광주 223가구 순으로 확인됐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주요 광역시들은 미분양 위기에도 그나마 선방해왔다"면서도 "다만 고금리와 주택시장 침체 분위기가 장기화되면서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부산·대전·광주지역 미분양 적체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미 미분양물량이 쌓여있지만 앞으로 공급될 물량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월 5대 광역시 아파트 분양 전망지수는 71.4로 지난 달 대비 11.0포인트 떨어졌다. 울산, 대전 등 미분양 물량이 많이 증가하고 있는 지역 위주로 분양전망지수가 크게 하락한 모습이다.
이 지수는 100을 넘으면 분양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업자가 더 많고, 100 미만이면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사업자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울산은 지난달 87.5에서 이달 70.6으로 16.9p 하락했고 대전은 85.7에서 70.0으로 15.7p 하락을 기록했다. 이는 울산과 대전이 지난 2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전월 대비 각각 28.9%, 29.9%씩 증가하는 등 물량 적체가 지속된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 해소를 위해 1주택자가 올해 미분양 아파트를 최초로 구입하면 1주택자로 간주하는 등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분양 후 상당 기간이 지났음에도 판매되지 못한 주택으로 시장에서 매력이 없다는 뜻"이라면서 "추가 분양과 입주를 앞둔 상황에서 오랜 기간 누적된 준공 후 미분양 주택 문제는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도 지방 미분양 주택 해소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수요가 유입되는 서울에 비해 급격히 늘어나는 지방 미분양은 해결하기 쉽지 않다"며 "게다가 일자리를 찾아 젊은층 인구유출이 지속되는 만큼 실수요자가 늘어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적체된 미분양 물량이 많은만큼 회복되기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공사비가 오르면서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데다 금리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방의 경우 문어발식 개발과 PF 우려, 미분양 적체 등이 심각한 상태로 회복에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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