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국내 최초 AI 기반 실험설계 시스템 구축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최초로 AI 기반 실험설계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21일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공정 설계의 실험설계(DoE) 과정에서 AI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 및 예측 모델링을 통해 최적화된 시스템인 'ADO(AI based Design space Optimization System)'를 구축했다. 이는 백신 개발 공정에 AI를 도입한 최초 사례로, R&D 인프라의 혁신적인 개선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ADO 시스템은 SK디스커버리 그룹 내 AI/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전담 조직인 DX랩과의 협력으로 약 1년 반에 걸쳐 개발되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ADO의 최종 기술검증(POC)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시스템을 론칭해 다양한 실험설계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연구원이 직접 분석하기 어려운 공정 설계의 다양한 변수들을 AI가 예측하여 정확도를 높인다. 이를 통해 실제 실험 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여 백신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연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균 백신의 단백접합 개발 공정에 ADO를 도입한 결과, 실험설계 기간이 1/3로 단축되는 효과를 확인했다. 단백접합 백신 플랫폼은 병원균의 종류와 결합 조건이 다양해 사전 예측이 어려웠지만, AI를 통해 변수들을 사전에 분석하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공정으로 설계함으로써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또 세계 최초로 컴퓨터 기술로 설계된 단백질 디자인을 활용해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 백신의 항원 디자인은 미국 워싱턴대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정밀하게 설계됐다.

향후 SK바이오사이언스는 ADO 시스템을 단백접합 외 다양한 실험과 생산 공정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생산 기간 단축과 공정 개선을 통한 백신 수율 향상도 기대된다. 백신의 조기 개발은 시장 선점의 이점을 가져올 수 있으며,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최초 혁신 신약(First-in-Class)은 후속 제품이 개발되더라도 상위 1위와 2위가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한다고 분석되었다.

ADO 시스템을 활용해 개발된 제품과 공정이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경쟁력을 입증할 경우, 시스템의 판매 또는 대여, 대행 등을 통한 신규 사업 확장도 가능하다.

황재선 SK바이오사이언스 디지털혁신실장은 "R&D, 생산, 사무 등 경영 전반에 걸쳐 선진화된 AI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며 "한발 앞선 디지털 환경을 구축해 글로벌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속한 SK디스커버리 그룹은 DX랩을 통해 계열사들에 최적화된 IT 기반 시스템 도입을 지원하고 있다. DX랩은 최근 생성형 AI를 활용해 SK케미칼의 안전평가시스템을 신규 구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