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부터 금감원 가계대출 급증 관련 현장점검첫 타자 KB국민은행···DSR 적용 여부 중점 조사銀 "마케팅 탓만 아냐···부동산 등 종합 고려해야"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계부채 증가 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이 금감원 현장점검 첫 대상이 됐다. 가계대출 규모 순으로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과 카카오뱅크도 오는 8월까지 순차적으로 현장 점검을 받게 될 예정이다. 금감원은 은행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제대로 적용해 대출을 내줬는지 등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DSR은 차주가 매년 갚아야 할 대출 원리금이 연 소득의 40%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현행 규제다.
금융당국은 올해 2분기부터 매달 5조~6원씩 늘어나는 가계대출 규모에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가계대출은 1115조5000억원으로 집계돼 전월 대비 6조원 증가했다. 가계대출은 올해 3월까지 감소세를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4월(+5조원), 5월(+6조원), 6월(+6조원) 3개월 동안 매달 전월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중심으로 급증세를 나타냈다. 올해 4월에는 전월 대비 4조5000억원, 5월은 5조7000억원씩 늘어나다가, 6월에는 6조3000억원까지 증가해 10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26조5000억원이 늘어 2021년 상반기 이후 3년 내 최대치를 기록했다.
감독 당국의 현장점검이 예고되자 상반기에 이미 대출 목표치를 넘긴 은행권은 부랴부랴 가계대출 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5대 은행은 이미 올해 대출 목표치(10조~14조원)였던 명목 GDP 성장률 이내(1.5%~2.0%) 증가율을 넘겼다. 이들의 6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대비 16조1629억원(2.33%) 증가했다. 가계대출 증가세에는 정부의 정책 대출 규모 확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은행권 주담대 금리가 3%까지 떨어진 영향도 작용했다는 지적에 따라서다. 최근 은행권 주담대는 시장금리가 떨어지면서 2% 후반대까지 낮아지기도 했다.
이에 KB국민은행은 지난 11일부터 대면·비대면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2%포인트(p) 올렸고, 신한은행도 이날 금융채 5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삼는 모든 대출 상품 금리를 0.05% 포인트 높인다. 하나은행도 지난 1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2% 포인트 올렸다. 우리은행은 지난 12일부터 주택담보대출 5년 주기형 금리와 전세자금대출 2년 고정금리를 0.1% 포인트씩 상향 조정했다.
다만 은행권은 가계대출 급증은 단순한 은행의 마케팅 과열 탓이라기보다 부동산 시장 수요 상승, 기준금리 인하 기대 선반영 등의 종합적 현상이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가계대출이 늘어난다고 무조건 좋아하는 게 아니다"라며 "주택 공급 부족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들썩임이 심해지는 시기에 대출 증가는 리스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소비자의 목소리를 듣고 전체적인 가계부채 수준에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주면 은행권 입장에서도 좋다"면서도 "다만 은행이 현재 대출 영업을 공격적으로 하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 DSR 2단계 시행이 미뤄지는 등 정부의 정책 엇박자가 나고 있는 점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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