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인수 후 고용 유지···교섭 통해 합의해야"중국계 자본 '먹튀' 비판···"경영의지 있었나 의구심"
24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동양생명·ABL생명 매각 공동대책위원회는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매각 추진 과정에서 고객 보호와 고용보장 등 노동 기본권 보장을 촉구했다.
최근 우리금융지주는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동양생명·ABL생명을 함께 인수하는 내용의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사무금융노조는 "고객들의 혼란을 막고 조합원 및 직원들의 노동 기본권을 보장하라"며 인수 회사가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완료 뒤에도 직원들의 고용관계를 유지하고 노동조합과 교섭을 통해 합의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인수 완료 이전까지 동양생명과 ABL생명 노사가 체결한 단체협약과 각종 합의서에 대해 인수회사가 사용자로서의 지위를 승계하는 합의서를 체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인수 절차로 동양생명 ABL생명 실사 시 각 노조 대표자, 집행부와 면담을 진행하고 사전 질의 및 답변을 제공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또 "인수 완료 이후 동양생명과 ABL생명에 대해 인위적인 구조조정, 자회사 분리, 특정 부문의 외주화 등을 하지 않고 독립적인 경영을 보장하는 내용을 노조와 교섭해 합의해 달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인수 완료 후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합병할 경우 합병 및 인적, 물적 구조 개편에 대해 노조와 교섭, 합의하라"고 말했다.
노조는 "금융위는 보험시장의 혼란을 방지하고 고객 보호 및 노동자들의 기본적 노동권과 고용보장을 위해 노조의 요구사항이 매각 과정에서 완전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제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노조는 당초 중국계 자본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동시에 인수할 때부터 경영 의지가 확고했는지 의구심을 표하며 금융위가 속전속결로 인가를 허용해 현재 이른바 '먹튀'가 발생하게 된 원인을 제공했다고도 지적했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순이익이 2957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보험사 미래 수익성 가늠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은 올해 3월 말 기준 2조6912억원으로 집계됐다. ABL생명은 지난해 순이익이 804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동양생명은 다자보험그룹이 42.01%, 다자보험그룹 계열사인 안방그룹이 33.3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ABL생명은 안방그룹이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안방그룹은 2015년 6월 동양생명을 인수하고 이듬해인 2016년 12월 ABL생명을 추가로 인숳며 국내 보험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안방그룹이 다자보험그룹에 흡수되면서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지난 2020년부터 다자보험 산하 보험사로 편입됐다. 다자보험그룹은 지난 2018년 중국 금융당국이 안방그룹의 비상경영을 위해 설립한 회사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묶어 인수하는 '패키지 딜'에 방점을 두고 실사를 진행 중이다. 우리금융이 두 보험사 인수에 성공하면 자산 50조원 규모의 업계 6위 생보사를 보유하게 된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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