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전망치 나란히 하향영업이익, 한 달 전보다 각각 4.3%·1.7%씩↓IT 수요 부진 등에 레거시·낸드 가격 '뚝'
19일 에프앤가이드 추정치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삼성전자는 매출액 78조858억원, 영업이익은 9조2888억원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전년 대비로 보면 매출액은 15.2%, 영업이익은 228.8%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매출액 19조6281억원, 영업이익 8조48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각각 73.6%, 2225.8%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반도체 부문이 기나긴 적자터널을 지났던 만큼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큰 폭으로 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시장의 기대치는 불과 몇개월 새 낮아졌다.
삼성전자의 시장 기대치는 3개월 전만 하더라도 매출액 82조7403억원, 영업이익 13조5643억원이었지만 1개월 전 매출액 78조550억원, 영업이익 9조7078억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현재는 이보다 더 낮아진 것이다.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를 조정한데는 반도체 부문의 이익이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영업이익을 하향 조정함에 따라 전체 영업이익도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9조8900억원) 대비 24.8%로 낮춰 잡으며 "반도체 사업을 맡은 DS부문이 이전 전망 대비 부진한 것이 영업이익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AI 붐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폭발에 날아올랐던 SK하이닉스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SK하이닉스의 시장 전망치는 3개월 전 매출액 20조5029억원, 영업이익 8조3707억원이었다. 그러다 시장은 1개월 전 매출액 19조8847억원, 영업이익 8조1898억원으로 낮춰 잡았고 지금은 이보다 더 하향 조정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영업이익 전망치가 석 달 전보다는 각각 31.5%(4조2755억원), 3.9%(3226억원)씩 낮아졌고, 한 달 전에 비해서는 4.3%(4190억원), 1.7%(1417억원)가량 차이가 벌어진 셈이다.
이처럼 반도체 업체들에 대한 실적 기대치가 떨어진 것은 이들을 둘러싼 업황 영향이 크다. 우선 범용 제품에 대한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중국 업체들의 맹추격이 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35달러였다. 이는 전달보다 20.6% 하락한 수준이고 넉 달 전인 7월 대비로도 35.7% 떨어진 수준이다. PC 등 IT 수요 부진과 함께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와 푸젠진화(JHICC) 등 중국 메모리 업체들이 절반가량의 가격 수준으로 저가 물량 공세를 벌이고 있는 탓이다.
여기에 낸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 집계를 보면 지난 11월 말 기준 낸드 메모리카드·USB용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가격은 2.16달러로 전월 대비 29.8% 급락했다. 낸드 가격은 올 들어 50% 하락했고 이는 관련 통계를 시작한 2015년 8월 이래 최저가다.
이 와중에 일본의 낸드 제조업체인 키옥시아는 지난 18일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끌어모으는데 성공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일본 반도체 산업 부활의 신호탄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경쟁자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부분이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 하향 조정의 배경은 범용 수요 부진 속 중국 업체들의 공급 확대에 따른 부정적 가격 형성 심리 때문"이라며 "낸드를 중심으로 특히 가파른 가격 하락세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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