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證 제친 토스證···한 달 동안 30.5조원 거래최대 50만원 현금 지급·환전 수수료 무료 활황이벤트 종료 뒤 떠나는 투자자 발 잡으려면 필요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11월 토스증권 해외주식체결액은 30조5400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 중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30조원을 넘어선 것은 토스증권이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규모는 아직 공개 전이다. 현재 증권사별 해외주식 거래대금과 시장점유율 등이 공식적으로 집계되진 않는다. 다만 예탁결제원이 각 증권사에 제공하는 외화증권 거래대금과 약정금액을 계산해 자체적으로 시장점유율을 산출하는 것이 전부다.
그간 해외주식 거래 1위 자리를 지켜온 키움증권을 제친 건 작년 10월부터다. 토스증권의 지난 10월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약 21조9000억원으로 키움증권(21조4000억원)을 넘어섰다. 이어 한 달 뒤인 11월 토스증권 30조5400억원을 기록하며 키움증권(28조6000억원)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지난 2021년부터 해외주식거래를 시작한 토스증권이 점유율을 크게 확대한 건 고객 친화적인 서비스를 대거 내놓으면서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끌어올린 점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투자 주식 열풍이 거세지면서 해외주식 거래는 증권사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토스·키움·미래에셋·삼성·NH투자증권의 외화증권 수탁수수료는 2023년 9월 3870억원에서 지난해 9월 6439억원으로 1년 만에 66.4%가 늘었다. 증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국내주식보다 해외주식 수수료율이 더 높다. 홈페이지 등 온라인 기준 국내주식 중개 수수료는 0.1% 수준이지만, 해외주식 중개 수수료는 0.3% 내외다.
리테일 시장에서 입지를 굳혔거나 확대하는 증권사들은 토스증권을 주요 경쟁자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개인투자자의 국내시장에서 미국시장으로 이동, 고객접촉면 확대 등의 환경 변화와 함께 출발이 가볍고 기민한 추격자들이 우리 비즈니스 모델을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증권사들은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유치전이 한창이다. 수수료 무료, 현금 보상 제공 등 공격적인 마케팅이 눈에 띈다. 키움증권은 매월 해외주식 체결금액 기준을 충족한 고객을 대상으로 1만∼최대 50만원의 현금을 지급하는 '히어로멤버십'을 도입했다. 최근 리테일 부문 확대에 주력하는 메리츠증권은 업계 최초로 2026년까지 미국 주식 거래수수료와 달러 환전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를 선언했다.
7년 전 주식시장이 급격히 팽창하던 시기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사들은 지난 2018년 온라인 국내 주식거래 수수료 평생 무료 등의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당시 업계에선 '제 살 깎아 먹기'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해외주식 시장 확대 국면에서 이벤트를 안 할 수도 없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편리하고 직관적 거래 시스템 등은 신생 증권사들이 가진 강점"이라며 "투자자들이 이벤트를 벌일 때마다 증권사를 이동해 점유율 순위가 분기마다 쉽게 뒤바뀔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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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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