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범용 메모리 수급 개선·HBM 매출 확대로 실적 개선 딥시크 여파에···증권가, 불리한 상황vs AI 확산 수혜로 엇갈린 분석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제시한 10개 증권사 중 5곳이 목표주가를 7만1000~7만3000원으로 '하향'했고, 나머지 5곳은 7만~8만4000원으로 '유지'를 제시했다. 매수 의견으로는 일제히 '매수(BUY)'를 유지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 하락한 7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32% 상승한 6조5000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18.5%가량 하회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 부진의 원인을 비메모리 부문으로 지목했다. 그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서 2조9000억원을 기록해 전망치 3조9000억원을 하회했다"며 "특히 DS부문에서도 비메모리 영업 적자가 2조4000억원을 시현해 전망치를 1조5000억원 하회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비메모리는 제한적인 가동률 속에서 연구개발 및 투자 비용 확대에 따라 적자 폭이 확대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4분기 부진한 실적은 올해 1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은 전분기 대비 1.9배 증가했지만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로 올해 1분기 HBM 매출이 다시 감소할 수 있다"며 "파운드리에서도 수율 개선과 연구 개발 목적의 추가 웨이퍼 투입이 계속돼 비용이 상승하고, 이에 조 단위의 적자는 올해 1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도 "PC와 모바일 등 전통 제품의 수요는 부진하고 개선의 가시성도 낮은 상황"이라며 "디램과 낸드 가격이 하락 추세고 사실상 2분기까지도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파운드리도 2분기까지 비수기여서 새로운 재고 정책으로 인한 성수기·비수기 간 손익 격차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 저점을 기록한 이후 하반기부터는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 이후 시장 컨센서스 실적 하향 조정이 일단락되는 동시에 1분기 실적 저점이 예상된다"며 "2분기부터 엔비디아의 5세대 제품(HBM3E) 12단 최종 품질 승인의 가시적 성과 도출과 더불어 하반기부터는 범용 메모리 수급 개선과 HBM 매출 비중 확대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블랙웰 출시 지연은 고객사의 그래픽처리장치(GPU), HBM,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의 이연 수요를 발생시켜 단기 실적에는 부정적이지만,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엔비디아 HBM3E 12단 품질 승인에 추가적인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돼 중장기 실적에는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도 "1분기 실적을 저점으로 실적 회복 예상된다"며 "주가의 회복 속도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선단공정의 개발, 파운드리 수율 개선 작업, HBM의 경쟁력 확보와 같은 기술 경쟁력 회복과 동행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 모멘텀을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AI의 긍정적인 탑다운 수요나, 비관적인 레거시 수요 모두 주가에 중요한 단계는 지났다고 생각된다"며 "투자자들은 업황 회복보다 기술 개선에 주목할 것이기 때문에 HBM3e 개선 제품에 대한 고객사 피드백이 발생하는 1분기 말부터 동사의 주가에 새로운 변수가 발생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발생한 딥시크 충격이 삼성전자에 미칠 파장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분석이 나온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딥시크 충격으로 삼성전자의 상황이 불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 연구원은 "딥시크의 충격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인공지능(AI) 반도체의 대중 수출 제재를 강화할 것으로 추정돼 중국으로의 HBM 판매 비중이 높은데다, 미국 고객향 HBM 판매는 대부분 재설계 제품 출시 이후를 기약해야 하는 삼성전자에 더 불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AI 딥시크 부상은 저비용 고효율 AI칩 확산과 엔비디아 중심의 고비용 GPU 탈피를 의미해 장기적으로는 AI 생태계 확장의 긍정적 효과로 삼성전자의 수혜가 기대된다"며 "삼성전자는 저비용 고효율 AI에 최적화된 온디바이스 AI 기기 확산을 위해 LPDDR5X를 스마트 폰에서 PC, 서버까지 탑재를 확대하고, 고가의 HBM뿐 아니라 500만원 수준의 보급형 신경망처리장치(NPU)인 마하(Mach) 등 가성비 AI에 최적화된 다양한 AI 칩 프로젝트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어 향후 저비용 고효율 AI 확산의 수혜가 전망된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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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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