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합병 승인도, 주주환원책 발표에도 투심 시큰둥올해부터 아시아나 연결 반영, 장기 수익성 개선 기대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주가는 올해 들어 0.6% 상승에 그치는 등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되돌리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는 대한항공의 사업적 지위와 항공 업황, 현 주가 수준을 고려하면 투자 매력이 있다고 분석한다.
13일 오전 9시 55분 기준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 대비 0.64% 오른 2만3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대한항공 주가는 올해 들어 0.6% 올랐고, 1년 전과 비교하면 3.7% 상승하는 데 그쳐 2만원대 초반 박스권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기록한 연간 호실적은 주가 상승 재료로 사용되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7일 장 마감 후 2024년 잠정 영업실적을 공시했다.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0.6% 늘어난 16조1166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2.5% 증가한 1조944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연간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36.8%나 증가한 1조2542억원을 기록했다. 여객 사업과 화물 사업의 고른 성장으로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급증했지만 실적발표 직후 거래일이던 지난 10일 주가는 1%대 상승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 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4년 만에 매듭지어진 직후 내놓은 밸류업 계획도 투심을 살리는 데 실패했다. 지난해 11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에 대해 최종 승인을 내렸다. 그로부터 한 달 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M&A에 따른 신주 인수 대금을 납입하고 기업결합 거래를 종결했다. 같은 달 발표한 '2024 대한항공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통해서는 주주환원 규모를 올해부터 3년간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 30%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주가 상황과는 반대로 올해 대한항공을 바라보는 전망은 긍정적이다. 고환율 여파와 더불어 미국 관세 정책에 따른 교역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여객 수요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실적이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글로벌 교역량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면서도 "중국발 소액 제품에 대한 관세부과 유예 조치와 글로벌 항공기 도입 지연, 항공수요 증가 지속으로 안정적인 실적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아시아나항공 실적이 연결로 반영되는 가운데 부채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이 포함된 대한항공의 작년 말 연결 부채비율은 328%로, 충분히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는 분석에서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아시아나항공 통합과 내년 합병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 가능성은 우려 대비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구조조정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현 주가 수준과 항공 업황을 고려하면 매수 기회라는 지적도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주가는 2025년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5배에 불과하다"며 "항공 호황과 더불어 시장 1~2위 합병이 유례없다 보니 재평가에 시간이 걸리고 있지만, 경쟁 리스크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장기투자도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이 개화되지 않았던 2015년 이전의 프리미엄을 되찾을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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