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 법원에 회생절차 신청···2015년 이어 두번째2021년부터 적자 지속···지난해 9월 기준 부채비율 835%앞서 신동아·대저 법정관리...건설업계 줄도산 우려 고조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전날 이사회 결정에 따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삼부토건은 공시를 통해 경영정상화 및 계속기업으로서의 가치 보존을 이유로 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시공능력 평가 71위 건설사인 삼부토건은 대형 건설사들에 비하면 회사 규모는 작지만 1948년 설립돼 77년의 업력을 가진 데에다 1965년 국내 1호 토목건축공사 면허 보유사라는 점에서 국내 건설업계에서 차지하는 상징성이 크다.
그러나 경영 상황이 악화하면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삼부토건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손실은 268억원이다. 매출은 643억원으로 50% 감소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838.5%다. 통상 건설업계에서는 부채비율 100% 이하면 안정적이고, 200% 이하면 보통수준으로 보고있다.
삼부토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 8월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DST컨소시엄이 삼부토건을 인수하는 등 회생계획안을 진행, 2017년 1월 법정관리가 종료됐다.
지난해에는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주목받은 뒤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돼 회계법인으로부터 지난해 상반기 연결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 의견을 거절받았고 이후 한국거래소는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한동안 주식 매매를 정지했다.
삼부토건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건설업계의 줄도산 우려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건설경기 침체와 수익성 악화에 따른 유동성 위기가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주택 브랜드 '파밀리에'와 63빌딩 시공사로 잘 알려진 신동아건설도 법원에 회생을 신청해 지난달부터 절차를 개시했다. 2019년 11월 워크아웃에서 벗어난 지 5년여 만으로, 시공 능력 평가 58위의 중견 기업임에도 60억원짜리 어음을 막지 못한 것이 원인이 됐다.
경남지역 2위 건설사인 대저건설도 지난달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시공 능력 평가 103위인 이 회사는 1948년 설립 이후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도로, 철도, 항만 인프라와 주택, 도시개발사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왔지만 최근 공사비 급등에 따른 미수금 부담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들의 경영 악화에는 최근 급등한 공사비와 침체한 부동산 경기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건설 공사비 지수는 2020년 12월 102.04에서 지난해 12월 130.18로 27.6% 상승했다. 특히 2021∼2022년 공사비 급등 시기에 착공한 공사들이 지난해 말부터 점차 마무리되며 지난해 건설사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경제금융연구실장은 "2023년 기준 자료로 중견 건설업체 2000개 중 47.5%가 번 돈으로 이자를 못 냈고, 3년 연속으로 이자 못 낸 업체는 20%를 넘었다"면서 "특히 계열사가 없는 중견, 중소 업체는 지금 시점에서는 내일 당장 어떤 회사든지 법정 관리에 들어간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경기가 안 좋았고 올해는 지난해보다 이런 업체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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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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