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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지방 미분양 늪, 중견·중소건설사 지뢰밭

부동산 건설사

지방 미분양 늪, 중견·중소건설사 지뢰밭

등록 2025.04.23 14:05

권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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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우발채무 지방에 집중···건설사 유동성 위기 심화

아파트 시공현장. 기사 특정 사실과 무관함. 사진=권한일 기자아파트 시공현장. 기사 특정 사실과 무관함. 사진=권한일 기자

수도권과 지방의 부동산 시장 격차가 건설업계에 최대 위협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서울과 수도권 선호 지역의 거래 회복세와 달리, 지방은 미분양 누적과 수요 위축이 지속되며 중소·중견 건설사 연쇄 도산의 뇌관이 되고 있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쌓인 악성 준공 후 미분양 문제가 최근 건설업계 자금난에 결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방 사업 부진에 법정관리·거래정지 속출


23일 국토교통부 건설업행정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 현재까지 법정관리를 신청한 종합건설사는 총 11곳에 달한다. 이 중 신동아건설(58위), 삼부토건(71위),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 등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이내 건설사를 비롯해 대저건설(103위), 이화공영(134위) 안강건설(138위), 벽산엔지니어링(180위) 등 업력이 상당한 기업이 다수 포함돼 충격이 더한 양상이다.

특히 부실 건설사 대다수는 지방에 편중돼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업황이 침체되기 시작한 2022년 이후 당좌거래가 정지된 종합건설사 26곳 중 25개 업체가 지방 소재 건설사였다. 이는 지방의 만성적인 수요 부진과 미분양 누적, 착공 지연이 맞물린 결과다. 지난 2월 말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2만3722가구 중 80.8%가 지방에 집중된 점이 이를 방증한다.

최근 주택시장은 서울·수도권 위주로 반등하고 있다. 수도권의 2023년·2024년 거래량 증가율은 각각 19.4%, 27.0%인 반면, 지방은 2.3%, 7.1%에 그친다.

특히 30~40대를 중심으로 한 새 아파트 수요는 일자리와 인프라가 편중된 수도권에 몰리고 있다. 반면 지방은 인구 감소와 산업 경쟁력 약화로 수요 기반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

지방에서 착공이 지연된 대기 물량만 연간 9만 가구에 달하면서 중장기적인 공급 부담도 대두되고 있다. 정부는 LH를 통한 미분양 매입 등 대책을 추진 중이지만 3000가구 수준의 매입 계획과 매입 단가 불만 등으로 해결까진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부실로 향하는 시그널···'매출채권'·'PF' 압박 가중


통상 건설사 부실의 신호탄은 유동성 위기에서 시작된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제시한 부실 리스크 벤치마크 4개(영업 적자·부채 과중·순차입금 과중·매출채권 과중) 중 2개 이상 해당하는 기업은 올해 15개 사로, 지난 2022년(3개사) 대비 5배 급증할 전망이다. 특히 31~100위 중견 건설사에서 이 같은 경향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말 기준 건설사들의 매출채권은 31조6000원으로 2021년 대비 70% 이상 증가했다. 이 중 분양률 70% 미만 사업장 매출채권은 2조7000원이다. 이 가운데 73.6%가 지방사업장에서 발생했다​. 미회수 채권이 누적되며 운영자금이 고갈되는 것이다.

아파트 시공현장. 기사 특정 사실과 무관함. 사진=권한일 기자아파트 시공현장. 기사 특정 사실과 무관함. 사진=권한일 기자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우발채무도 뇌관이다. 올해 현재 브릿지론 8조8000억원, 본PF 3조3000억원 중 각각 41.7%, 58.2%가 지방사업장과 관련돼 있다. 착공이 지연되거나 분양률이 낮은 프로젝트에서 자금 회수가 안 되면서, 채무 인수와 보증 부담은 건설사에 고스란히 전가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부동산 시장 양극화는 시공능력 상위 건설사에 유리한 쪽으로 작용한다. 서울 분양 물량 중 상위 10대 건설사 점유율은 2022년 33.5%에서 2024년 64.7%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지방 사업 비중이 절대적인 중견 건설사는 수주 기반이 약화하고, 금융 조달 여건도 취약하다.

실제로 상위 10위 건설사의 지방 사업 비중은 30~40% 수준이지만 11위에서 30위권은 50~60%, 31위부터 100위권은 이보다 훨씬 높다. 브랜드 인지도와 자본 여력이 부족한 중견 건설사는 입지 확보에서도 밀리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업계 안팎에선 서울 수도권 핵심 입지만 오르고 이외 경기도와 지방 부동산은 하락을 거듭하는 양극화로 당분간 유동성이 부실한 건설사들의 신용위험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성훈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실장은 "미분양 위험이 지속되고 브릿지론 연장 및 본PF 전환이 어려워지면서, 지방사업장 관련 운전자금 및 PF 우발채무 부담에 따른 현금 유동성이 위축되고 있다"며 "사업장별 분양률과 채권 회수 상황 등이 건설사 신용도를 검토하는 주요 요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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