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식음료업체 입찰, 풀무원·빙그레 첫 도전13년 유통 광동제약 수성 최대 관전포인트대형마트 유통권 이관으로 사업성 확대
25일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에 따르면 전날까지 진행된 제주삼다수 도외 위탁판매사업자 공모에 총 11개 업체가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참여 기업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광동제약을 비롯해 풀무원식품, 동화약품, 빙그레, 웅진식품, 일화 등 국내 식음료 유통업체들이 입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입찰은 유통 권한 확대가 핵심이다. 기존에는 제주도개발공사가 도내 판매와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의 유통을 직접 담당하고, 도외 유통만 위탁했다. 하지만 이번 입찰부터는 대형마트 유통 권한도 위탁업체로 이관된다. 이에 따라 계약 규모가 기존보다 약 1000억원 늘어난 연 40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계약 기간은 4년이다.
광동제약은 2013년부터 13년째 제주삼다수 유통을 맡아온 기존 사업자로서 이번에도 판권 수성을 위해 입찰에 나섰다. 삼다수는 광동제약의 2023년 총매출(9748억원) 중 32.8%(3197억원)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으로 전체 부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의존도가 높은 만큼, 광동제약은 이번 입찰에 사실상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입찰에는 광동제약 외에도 식품 및 음료업계의 새로운 도전자들이 다수 참여했다.
풀무원식품은 삼다수 입찰에 첫 도전장을 냈다. 풀무원 100% 자회사인 이 회사는 두부, 면, 나물 등 식품제조 및 유통에 주력하고 있으며 계열사인 풀무원샘물을 통해 생수 사업도 전개 중이다. 지난해 생수 매출은 연결 기준 924억원으로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지만 영업이익률은 7.2%로 견조한 수익성을 기록 중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유통·물류 역량과 ESG 경영 기반을 바탕으로 제주삼다수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제주산 농산물 직매입 등 지역과의 오랜 협력 관계를 활용해 지속가능한 유통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동화약품도 이번 입찰에 참여했다. 오너 4세인 윤인호 대표이사가 올해 새로 취임한 이후 신사업 TF(태스크포스)를 꾸리며 사업 다각화에 나선 동화약품은 차음료 '제주보메차' 출시로 관련 시장에 첫발을 디딘 상태다. 삼다수 입찰 역시 이러한 신사업 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빙그레는 이번 입찰을 통해 생수 시장에 처음 진출한다. 앞서 탄산수 제품을 출시했지만 단종됐으며 현재는 '맑은차', 건강기능 음료 '아연워터' 등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음료 관련 사업은 빙그레 전체 매출(1조2587억원) 중 약 48.9%를 차지하는 냉장품목군에 포함되어 있으며 이 중 음료 부문은 약 10% 수준으로 추산된다.
빙그레 관계자는 "음료 카테고리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입찰에 참여했다"며 "생수 사업 진출 시 음료 부문의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웅진식품, 일화 등도 입찰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삼다수는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 40.4%를 기록 중인 절대 강자다. 삼다수 판권을 확보할 경우 단숨에 1위 사업자로 올라설 수 있고 4년간 약 4000억원의 매출 확보도 가능해 식품·유통기업들이 예의주시하는 '대어급' 사업이다.
다만 이번 입찰은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제주 지역사회와의 상생 방안, ESG 기반 유통 전략 등도 주요 평가 요소로 작용한다. 광동제약이 오랜 기간 제주도와 협력하며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온 만큼 신규 업체들은 이를 뛰어넘을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제안을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제주도개발공사는 오는 29일 제안서 발표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를 통해 입찰 제안서에 대한 정량·정성 평가를 진행한다. 최종적으로 합산 점수가 70점 이상인 업체 중 고득점 순으로 30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며, 이후 협상 절차를 거쳐 최종 사업자를 결정한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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