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10월 매출 역대 최대···전년比 증가 8개월 만애플발 3나노 효과···5·7나노 미세공정 비중도 확대TSMC보다 느린 3나노 효과···내년에는 성과 분석도
GAA(게이트올어라운드)까지 적용해 TSMC보다 한발 앞서 3나노 공정을 도입한 삼성전자로선 뼈아픈 대목이다. 다만 업계에선 수주 물량이 실적에 반영되는 내년에는 파운드리에서도 가시적인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3일 대만 매체 포커스타이완에 따르면 TSMC는 지난달 2432억300만대만달러(약 9조93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5.7%, 전 분기 대비 34.8% 증가한 수치다. 월간 매출로는 지난해 11월(2227억1000만대만달러)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치다. 1년 전과 비교해 매출 증가율이 늘어난 것도 올해 2월(11.0%)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포커스타이완은 "일부 고객이 여전히 재고 조정을 하는 동안 TSMC가 대량 생산을 시작한 최신 칩 기술인 3나노 공정에 대한 강한 수요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열린 투자간담회에서 "3나노 공정에 대한 수요 증가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회사가 경험하고 있는 성장 모멘텀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TSMC의 3나노 고객사는 애플이다. 애플은 아이폰15 시리즈에 3나노 공정을 적용한 AP를 탑재했으며 TSMC가 이를 전량 생산 중이다. 또 엔비디아 칩을 생산한 효과도 매출 증대의 원인으로 꼽힌다. AI 시대의 필수재로 꼽히는 엔비디아 GPU(그래픽 저장장치)인 A100과 H100은 TSMC가 각각 7나노, 4나노 공정을 통해 생산하고 있다.
TSMC는 미세 공정 비중도 크게 확대했다. 올해 3분기 TSMC 매출에서 차지하는 7나노 비중은 16%, 5나노는 37%로 조사됐다. 지난 2분기(7나노 23%, 5나노 30%)와 지난해 3분기(7나노 26%, 5나노 28%)와 비교해 고부가 제품 생산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올 3분기 3나노 생산 비중은 6%로 집계됐다. TSMC가 3나노 생산 비중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TSMC의 약진은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을 적용한 삼성전자에 뼈아픈 대목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삼성 파운드리(시스템 LSI 포함)는 5조9100억원의 매출과 455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은 24.1% 줄었고 영업손익은 1조3000억원 이상 하락했다. 삼성 파운드리는 4분기에도 적자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3나노를 먼저 도입한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에서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한 건 TSMC와 달리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HPC(고성능컴퓨팅) 등 수주 물량을 꾸준하게 확대한 점은 고무적인 부문"이라면서도 "3나노 공정을 원하는 고객사는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달 31일 "파운드리는 라인 가동률 저하 등으로 실적 부진이 지속됐다"면서도 "선단·성숙 공정 경쟁력 향상을 토대로 신규 고객 수주를 확대했다"고 전했다. 특히 HPC를 중심으로 역대 최대 분기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HPC는 고급 연산 작업을 처리하거나 복잡한 데이터 세트를 분석하기 위한 기술을 뜻한다.
삼성전자의 3나노 고객사는 디자인 솔루션 파트너(DSP)인 에이디테크놀로지(ADT)를 제외하면 구체적으로 알려진 사실이 없다. 또 5나노 이하 공정을 적용한 고객사로는 미국 AI 칩 분야 스타트업인 그로크(Groq)와 캐나다 반도체 기업 텐스토렌트(Tenstorrent)만 공개됐을 뿐 엔비디아, AMD, 애플 등과 같은 큰손들은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에선 내년에는 파운드리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운드리 사업부의 미세공정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이 개선되고 있으며 TSMC보다 먼저 GAA FET으로 전환함에 따라 3나노 이하에서는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어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수주를 확보했다고 밝힌 만큼 2024년 가동률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면서 "최근 디자인하우스 파트너사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3나노, 4나노 수주를 확보한 것 역시 수율 개선을 기대하게 하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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