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혜택펀드에 올 들어 1조 유입고소득층 중심으로 퇴직연금펀드 각광수익률 1위 ‘삼성퇴직연금코리아중소형’전문가 “투자성향 고려해 펀드 선택해야”
퇴직연금펀드, 연금저축펀드, 소장펀드 등 세제 혜택 관련 펀드가 때 아닌 성수기를 맞았다.
이들 펀드는 일반적으로 연말에 가입 규모가 늘어나는데 올해는 연초부터 대거 자금이 유입된 것.
‘13월의 세금폭탄’이라는 ‘연말정산 대란’으로 세금에 민감해진 투자자들이 세제혜택이 있는 상품으로 눈길을 돌린 것이 그 배경으로 지목됐다.
다만 상품별로 수익률에는 차이를 보이고 있어 투자기간, 투자성향 등 투자자 자신에게 알맞은 세제혜택 펀드를 선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혜택 펀드에 1조원 유입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달 25일까지 퇴직연금펀드에는 총 9399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연금저축펀드에서도 1339억원이 순유입 됐고 소득공제장기펀에도 299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세제 혜택이 있는 세 펀드로만 약 1조원의 자금이 유입된 것이다. 이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6000억원이 순유출된 것에 비하면 두드러진다.
이들 세제혜택 상품이 연초부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은 ‘연말정산 대란’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연말정산으로 세금을 토하게 되거나 환급금이 반토막난 직장인들이 세제혜택 상품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것.
특히 지난해 세법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 퇴직연금에 가입한 직장인이 개인형퇴직연금계좌(IRP)에 300만원을 추가 납입할 경우 지방소득세 포함 13.2%의 세액 공제를 받는다.
연금저축계좌 내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을 합산해 연 400만 원까지만 적용됐던 세액공제 혜택이 약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만약 연간 300만원을 IRP에 넣으면 약 39만6000원을 환급 받을 수 있고 개인연금에 별도로 400만원을 납입해 세액공제를 받을 경우 총 700만원에 대한 92만4000원을 환급 받을 수 있다.
퇴직연금펀드에는 소장펀드나 청약저축 소득공제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연봉 8000만원 이상의 고액연봉자들의 관심이 뜨거운 것으로 전해졌다.
소장펀드는 비교적 급여가 적은 사회초년생 등에게 인기다. 총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소득자만 가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1년간 최대 납입 금액인 600만원을 납입할 경우 240만원을 공제 받는다. 농특세 등을 반영한 후 연말정산시 환급받는 금액은 약 32만4000원이다.
연말정산 후폭풍과 함께 은행 적금 이율이 1~2%대에 머물면서 세금, 판매수수료 등 금융상품에 들어가는 제반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 역시 이들 세제혜택 펀드가 각광을 받는 이유로 꼽혔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세제 혜택 관련 펀드에 대한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기대수익률에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 등을 꼼꼼히 따지는 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관련 세제혜택 상품에도 많은 자금이 몰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설정액 규모·수익률 무관
세제 혜택 펀드 중에서도 퇴직연금펀드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한 가운데 자금유입 규모와 수익률은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퇴직연금펀드 상품 가운데 자금 유입액 1위는 2198억원이 들어온 KB자산운용의 ‘KB퇴직연금배당40자(채혼)C’가 차지했다. 지난 2006년에 설정된 이 상품은 지난해에도 3944억원으로 최다 자금유입액을 기록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어 삼성자산운용의 ‘삼성MMF법인 1_C’가 1445억원으로 2위에 올랐다. 지난 2003년 말 설정됐으며, 지난해에는 394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이 밖에 미래에셋자사운용의 ‘미래에셋퇴직플랜글로벌다이나믹자 1(채권)종류C’가 920억원으로 3위, 이스트스링자산운용의 ‘이스트스프링퇴직연금인컴플러스40자[채혼]클래스C’와 신영자산운용의 ‘신영퇴직연금배당채권자(채혼)C형’이 각각 674억원, 620억원으로 순위권에 들었다.
반면 연초 이후 수익률에서는 자금 유입 순위와 다소 차이를 보였다.
9.48%로 수익률 전체 1위를 차지한 상품은 삼성자산운용의 ‘삼성퇴직연금코리아중소형자 1[주식]C’가 선정됐다. 지난 2012년 10월 설정된 이후에도 24.73%의 수익을 올리는 등 견실한 수익을 거두면서 주가를 올리고 있다는 평가다.
뒤 이어 KB자산운용의 ‘KB퇴직연금배당자(주식)C’가 2위에 올랐다. 지난 2013년 5월 설정 후 22.25%의 수익률을 기록한 이 상품은 올해도 7.89%의 높은 수익률을 이어가는 중이다.
3위는 7.54%의 수익률을 거둔 메리츠자산운용의 ‘메리츠코리아퇴직연금자[주식]’이 올랐고, 한국운용의 ‘한국투자퇴직연금네비게이터자 1(주식)(C)’,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퇴직연금자 1[주식] 종류 C’도 나 란히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덩치가 큰 펀드라고 해서 꼭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아니다”며 “때문에 자신의 투자성향과 투자목적, 기간 등을 고려해 알맞은 펀드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고착화하면서 퇴직연금펀드 시장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존의 대형자산운용사 뿐 아니라 중소형사도 연초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수탁고 증대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라며 “단기수익 대신 중장기적으로 안정된 수익률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아 당분간 강세가 이 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지은 기자 pje88@
김민수 기자 h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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