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출범 후 노동계 발언권 강화“투쟁만이 살길”···강성전략 그대로집단이기주의 득세···기업부담 확대‘일자리·소득성장’ 정책기조와 상충이윤 증대 없인 노동조건 개선 요원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재벌개혁을 필두로 최저시급 인상, 근로시간 단축, 노조 조직률 향상 등 지난 정권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받았던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을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사실상 개혁 당사자인 재계 역시 문재인 정부의 이 같은 기조에 적극 화답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업무시간 단축 등 노동조건 개선 작업에 착수했고 정규직에 비해 법적 안전망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비정규직의 처우 문제에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임기 첫 해 친(親)노동정책의 과실은 당초 기대와 달리 일반 노동자 대신 사측과 맞먹는 기득권을 가진 일부 ‘강성 노조’가 대부분 독점하는 분위기다.
먼저 국내 노동계를 대표하는 조직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여전히 대결 중심의 과거 패러다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노동환경 개선이라는 정부와 재계의 노력을 악용해 자신들의 이권을 확대하는데만 주력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업종 특성상 노조가 회사 경영진을 능가하는 파워를 가진 완성차업계는 올해도 파업이 진행 중이다. 이들은 내수 침체와 수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회사의 경영 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예년과 동일한 임금인상은 물론 정년 연장, 성과급 확대 등을 요구하며 실력행사에 나섰다.
수주 절벽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벌이는 조선업계 역시 파업에 몸살을 겪고 있다.
현재 파업을 벌이고 있는 업계 1위 현대중공업 노조는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해를 넘길 조짐이다. 올해 7조원이 넘는 추가 자금지원이 결정된 대우조선해양 역시 파업 과정에서 내년 10% 임금반납안이 흐지부지됐다.
전문가들은 일부 기득권 노조의 단체행동은 정작 혜택을 봐야할 대다수 일반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윤 확대가 최대 목적인 기업이 소속 임직원에 대한 처우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경제 성장이 가장 중요하다. 정부가 강조하는 소득주도성장도 ‘경제 활성화를 통한 내수 회복→기업 이윤 증대’라는 기본틀에 입각해 나온 정책이다.
하지만 일부 기득권 노조의 단체행동은 기업들이 노동조건 개선을 선택할 유인 자체를 차단하는 역효과를 불러오게 된다. 이미 높은 급여를 받는 일부 노동자들이 파업을 통해 임금인상을 관철시키는 동안 그 비용부담은 고스란히 해당 업종에 소속된 부품사, 2·3차 밴더 업체들에 가중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경제를 사실상 이끄는 국내 대기업의 투자 규모는 지난 수년간 정체돼 있다. 지난 5년간 연평균 설비투자 증가율은 2%대에 불과하다. 대기업의 임금 및 노동조건이 국내 최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정책 효과를 체감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더욱이 전체 산업에서 노조 조직률도 10%에 머물러 있어 이들 노조의 주장은 현실과 매우 동떨어진 면이 적지 않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현 노조집행부 차원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상대를 굴복시켜야 할 적으로 규정하는 이전의 노동 문화 대신 사측을 함께 살아가는 파트너로 인정하고 인정하는 태도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재계 한 관계자는 “국내외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노사 갈등은 기업의 대외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회사가 살아야 노동자도 함께 살 수 있다는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접점을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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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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