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보험사기 기획조사 결과 발표혐의자 전원 수도권지역 20대 남성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의 고급차 관련 중고차 딜러 보험사기 기획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2013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224건의 고의사고 등을 유발해 12억여원의 보험금을 편취한 중고차 딜러와 차량 동승자 등 보험사기 혐의자 18명이 적발됐다.
중고차 딜러이자 보험설계사인 A(27)씨는 2013년 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총 15건의 고의사고를 내고 약 2억원의 보험금을 타내 편취 금액이 가장 많았다.
2013년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차선 변경 차량을 접촉하는 방식으로 1억원의 보험금을 편취한 다른 중고차 딜러 B(27)씨는 가장 많은 24건의 사고를 유발했다.
이들을 비롯한 보험사기 혐의자들은 중고차를 단기간 보험에 가입한 후 차량을 수차례 바꿔가며 고의사고를 유발해 보험금을 타냈다. 일반적인 자동차보험 가입기간은 1년이지만 중고차 딜러는 통상 3~4개월 단위의 단기 보험계약을 체결한다.
차량 매매가 쉬운 중고차 딜러의 업무 특성을 악용해 반복적으로 사고를 유발한 후 차량을 수리해 매도하고 다른 차량을 구입했다.
외제 중고차나 고급 중·대형 중고차로 고의사고를 유발해 미수선수리비를 편취한 사례도 56건(1억8000만원) 확인됐다. 편취한 미수선수리비는 사고 1건당 약 330만원이었으며, 최고 편취 금액은 1400만원 수준이었다.
중고차 딜러는 차량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어 사고 발생 시 미수선수리비를 편취하기 용이한 측면이 있다. 사고 발생 시 고급 중고차의 수리비는 고가이고 부품 조달 등으로 수리기간이 길어지면 렌트비가 많이 발생한다는 점을 악용했다.
차량 탑승 인원만큼 많은 합의금을 받기 위해 운전자 외에 1명 이상이 동승해 여러 차례 사고를 낸 사례도 126건(9억3100만원)이었다.
차선 변경 또는 교차로 진행 차량을 대상으로 경미한 고의사고를 유발하는 등 전형적인 사기수법을 이용한 사례는 224건(12억1600만원)이었다. 차선을 변경할 때나 교차로에서의 사고는 대부분 쌍방과실로 처리돼 보험사기로 의심받을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이용했다.
주목할 만 한 점은 보험사기 혐의자들이 전원 20대 남성이라는 점이다. 모든 사고는 인천(116건), 경기(107건), 서울(1건) 등 수도권지역에서 발생했다.
청소년 시절부터 자전거를 차량에 고의로 접촉하거나 골목길에서 서행하는 차량에 고의로 팔을 부딪치는 일명 ‘손목치기’로 보험금 편취해 온 이들이 성년이 돼서도 유사한 방식으로 보험을 타냈다.
금감원은 적발된 보험사기 혐의자들에 대한 수사를 수사기관에 의뢰했으며, 혐의 입증에 필요한 보험금 지급 서류와 사고일람표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정관성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 팀장은 “보험사기범은 주로 차선을 변경하는 차량이나 교차로 진행 차량 등을 대상으로 고의사고를 유발하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보험금 편취를 위해 고의사고를 유발하는 차량에 동승하는 경우에도 보험사기에 연루될 수 있는 만큼 보험사기 목적의 동승 제안은 단호하게 거절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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