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컴퍼니·IMM·글랜우드 등 7곳 예비입찰 참여이선호·이재환·이경후 등 CJ오너일가 지분 대상재계 “매각대금, 경영권 승계 재원으로 활용할 듯”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날 올리브영 프리 IPO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와 신한금융투자가 예비입찰을 진행한 결과 글로벌 PEF 운용사인 TPG와 국내 대형 PEF인 한앤컴퍼니와 IMM프라이빗에쿼티(PE), 글랜우드PE 등 복수의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17.97%), 이 회장의 동생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10.03%), 장녀 이경후 CJ ENM 상무(6.91%) 등 오너일가가 보유한 지분 일부다.
다만 이번 프리IPO 예비입찰 흥행이 최종 본입찰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지분 인수에 나선 FI들이 추후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IPO 조건을 보장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번 거래 상대가 CJ그룹이 아니라 오너 개인이라는 점에서 이 조건을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즉 IPO 조건을 구체화하는 계약 등이 뒷받침돼야 투자를 최종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회사 측은 프리 IPO 후에도 최대주주 CJ의 지분(55%)은 변하지 않아 경영권 매각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구창근 CJ올리브영 대표는 지난 9월 임직원들에게 프리IPO에 대한 계획을 전하며 “현재 올리브영의 도약을 위해 2022년 상장을 목표로 프리IPO 투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다”며 “대주주인 CJ 경영권 지분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프리 IPO를 통해 유입된 매각대금으로 이선호 부장이 지주사인 (주)CJ의 지분을 추가 확보해 경영권 승계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장이 IPO 과정에서 구주매출로 가지고 있는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 CJ 주식을 증여받을 때 실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또 CJ올리브영 지분을 CJ와 직접 교환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증권가에서도 어떠한 형태로든 그룹 오너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에는 변동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이재현 회장의 두 자녀인 이선호 부장과 이경후 상무가 지주사인 CJ 지분을 추가 확보해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자금을 올리브영 지분 정리를 통해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CJ올리브영은 CJ올리브네트웍스가 지난해 H&B(Health&Beatuty)사업부를 인적분할하는 과정에서 독립법인으로 탄생했다. 인적분할 당시 존속법인인 IT부문 자회사 CJ올리브네트웍스가 CJ의 100% 자회사로 편입됨에 따라 CJ와 CJ올리브네트웍스 주식은 1:0.54의 비율로 CJ 자사주와 교환됐다.
이 과정에서 가장 유력한 그룹 후계자로 꼽히는 이선호 부장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고, CJ 자사주 약 2.8%를 취득했다. 이와 동시에 이재현 회장은 이선호 부장에게 신형우선주(2029년 3월 보통주 전환 예정) 약 21.8%를 증여했다.
이선호 부장과 이경후 상무는 현재 CJ 지분을 각각 2.8%, 1.19% 보유 중이다. 최근 이 회장으로부터 받은 신형우선주가 모두 보통주로 전환된다고 하더라도 이선호 부장이 확보할 수 있는 CJ 지분은 약 5.1%에 불과한 상황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주 지분 확보를 위해 이선호 부장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CJ올리브영 지분 약 18.0%는 추후 CJ 주식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공산이 크다”며 “혹은 해당 지분은 이선호 부장이 이재현 회장으로부터 CJ 지분을 직접 증여받을 경우에 상속세 재원 확보를 위해 구주매출을 통한 활용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두 가지 시나리오 모두 CJ올리브영의 가치가 지금보다 상승했을 때 승계 과정에서 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면서 “향후 지주 차원에서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를 적극적으로 제고시키는 노력을 보일 여지가 높다”고 말했다.
CJ올리브영은 H&B(헬스앤드뷰티)업계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독보적인 1위 브랜드다. 1~3위 업체(올리브영·랄라블라·롭스)의 점포수만 따지면 올리브영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매출액 1조9600억원, 영업이익 87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8.1%, 80.9% 증가한 수치로 H&B업계 전반의 부진에도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9357억원으로 전년 동기(9407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250억원)은 코로나19 여파로 전년 동기(470억원) 대비 4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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