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넥신, 마일스톤 수령으로 최대 매출 기록에이비엘바이오, 빅파마 사노피와 1조2700억원대 계약자금력·판매망 한계로 기술수출 집중···작년 13조 규모
19일 업계에 따르면, 제넥신은 기술이전에 따른 마일스톤 수령으로 지난해 상장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제넥신의 작년 매출액은 368억2845만원으로 전년 185억4349만원 보다 약 2배 증가했다. 회사는 면역항암제 'GX-17', HyFc 플랫폼(생체지속형 약물 플랫폼) 등의 기술이전을 통해 각각 KG바이오로부터 299억원, 유한양행으로부터 5억2800만원을 수령했다. KG바이오는 인도네시아 제약사다. 또 한독, 네오이뮨텍으로부터 프로젝트 개발용역으로 59억원을 받았다.
최근에는 지속형 빈혈치료제 후보물질 'GX-E4'를 KG바이오에 기술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제넥신은 계약금 800만달러(약 100억원)를 받게 되며, 임상 개발 단계별 성공에 따라 마일스톤을 추가로 수령한다.
회사는 기술이전 및 공동개발로 연구개발비를 절감하면서 수익을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측에 따르면, 자사가 개발 중인 후보물질들은 대부분 기술이전 된 상태로, 공동 임상을 진행하는 파트너사가 임상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이에 작년 영업손실도 전년 대비 50% 이상 감소한 약 20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차세대 단백질신약 파이프라인의 경우 현재는 조기 기술이전을 통한 기술료로 단기 수익을 내고 있지만 중강기적으로는 임상2상 이후 해외 다국적 제약사로의 기술이전을 통해 수익이 발생될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회사는 "당사가 국내에서 추진하고 있는 기술이전 계약은 기술이전 후 공동개발의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차세대 단백질신약 파이프라인은 대부분 국내외 파트너사와 공동개발 및 임상시험으로 진행되고 있다. 해당 제품의 상용화 또는 임상단계에서 글로벌 기업으로의 기술이전이 목표"라고 밝혔다.
제넥신은 혁신 신약인 DNA백신 파이프라인 또한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이전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올해 3, 4분기 중 DNA 백신 플랫폼으로 개발 중인 자궁경부암 치료백신 'GX-188E'의 임상 2상을 완료하고, 하반기 중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수출 계약을 통해 3상 임상시험을 공동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성분 논란으로 국내에서 품목허가가 취소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로 7000억원대 기술수출에 성공하면서 재평가 받을 기회를 얻게 됐다.
회사는 지난 13일 싱가포르의 주니퍼바이오로직스와 '인보사'(TG-C)'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총 7234억원(약 5억 8718만 달러) 규모로,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 150억원과 판매 마일스톤 7084억원이 포함됐다. 다만, 기존에 체결된 코오롱티슈진과의 라이선스인 계약에 의거해 기술수출금액의 50%는 티슈진에 지급될 예정이다. 주니퍼바이오로직스는 앞으로 일본 등 아시아지역과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인보사 관련 연구, 개발, 상업화의 독점권을 갖는다.
주니퍼바이오로직스는 신생 바이오기업으로, 골관절염 및 항암제 분야에 특화된 치료제 개발과 공급, 유통 등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주니퍼바이오로직스가 골관절염이나 항암치료제에 특화된 치료제 개발 및 유통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최적화된 상품으로 인보사를 꼽은 것 같다"며 "특히 인보사는 미국에서의 임상 3상 재개로 약효나 안전성에 대해 어느 정도 검증을 받고 있는 단계라서 긍정적으로 검토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인보사의 안전성 및 유효성 등이 인정받고 있어 기술수출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회사측은 "인보사가 2018년 출시됐기 때문에 기술수출 건수는 3건밖에 없다"면서도 "현재 미국 임상이 잘 되고 있고, 글로벌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서 추후 북미, 유럽 쪽으로도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글로벌 빅파마와 손을 잡으며 올해 중 가장 큰 금액의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1월 글로벌 빅파마 사노피와 파킨슨병 등 퇴행성뇌질환 치료 이중항체 후보물질 'ABL301'에 대한 대형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총 10억6000만 달러(약 1조2720억원)로, 계약금 7500만달러 및 단기 기술료(마일스톤) 4500만달러를 포함한다.
ABL301은 에이비엘바이오의 그랩바디(Grabody-B)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파이프라인 중 하나다. 업계는 사노피로의 기술이전으로 '그랩바디B' 플랫폼의 검증을 마쳐, 추가적인 기술이전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최근 유튜브 라이브 기업설명회(IR)에서 "지금까지는 연구개발 등의 추진으로 지출이 더 많은 회사였다"라면서도 "올해 1월 기준 570억원의 보유자금이 있었는데 사노피와의 빅딜과 추가적인 마일스톤으로 2110억원 이상 현금이 확보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아직 재정적인 안정을 가져올 정도의 여유는 아니지만 추가적인 유상증자 없이 지속적이고 폭발적인 기술이전 등을 통해 재정을 안정화하고 있다"며 "글로벌 빅파마에 추가적인 기술이전이 이뤄진다면 3000억원 이상 캐시를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지씨셀(계약규모 비공개) ▲종근당바이오(83억원) ▲이수앱지스(비공개) ▲노벨티노빌리티(8778억원) 등이 올해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술수출 실적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해외 기술수출 건수는 총 33건, 규모는 약 13조372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020년에는 기술수출 규모가 11조억원에 달했다.
국내 기업들이 기술수출에 집중하는 이유는 신약개발에 천문학적인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자금력이 부족한 국내 기업들은 신약후보물질 임상 진행을 위해 글로벌 기업 등에게 기술수출을 하고 일정액의 선계약금과 향후 순매출액에 따른 로열티를 받는다. 여기서 발생한 수익금으로 신약개발 등에 투자하는 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해선 임상시험 3상까지 전 과정을 완주해야 하는데 자본의 한계 때문에 기술수출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파이프라인을 많이 가지고 있고 R&D 분야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어서 긍정적인 실적이 나오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글로벌 임상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해외 판매망이 없는 상황에서 제품 상용화는 어렵다"며 "특히 빅파마와 손을 잡을 경우 기업 인지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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