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에 지분 매각···FIU 사업자 변경 수리 늦어져국내 진출 지연 대책 마련 및 조율할 인물로 적임자
20일 가상자산 업계 등에 따르면,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는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이중훈 부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기존 대표였던 레온 싱 풍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다만 바이낸스 측 인사 2명(스티븐영 김, 지유 자오)과 시리즈B 투자에 참여한 KB인베스트의 박덕규 이사는 그대로 등기이사직을 유지했다.
1981년생인 이중훈 신임 대표는 고팍스 창업자 이준행 전 대표가 영입한 인물이다. KAIST 전산학과 졸업 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하버드 로스쿨에 진학해 학위를 받았다. 이후 홍콩 골드만삭스를 거쳐 메리츠증권 파생상품 본부장을 역임하고 작년 4월 고팍스에 합류했다. 고팍스 부대표 겸 최고운영책임(COO)로, 바이낸스 인수 후에는 실질적인 회사 운영을 맡아왔다. 이 대표는 바이낸스와 고팍스 간 거래가 성사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바이낸스에서도 두터운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낸스 인수 후 교체됐던 대표 자리가 불과 4개월 만에 또 바뀐 것은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 건 매듭에 불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바이낸스 인수 후 고팍스의 등기이사 4자리 중 3명이 바이낸스 측 인사로 교체되면서 FIU에 가상자산 사업자 변경 신고를 접수했지만,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심사 중이다.
FIU는 관련법에 따라 접수 후 45일 이내인 지난 4월 19일까지 심사 결과를 통지했어야 하는데, 서류 보완을 요청해 심사 기간을 연장한 상태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바이낸스를 증권법 위반으로 기소하면서 기소장에 적힌 혐의를 검토하는 데도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팍스는 이번 대표이사 변경에 따라, 다시 FIU에 변경 신고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 신임 대표의 최우선 과제는 변경 신고 수리를 위해 금융당국의 신뢰를 확보하는 일이다. 이 대표는 고팍스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당국의 우려를 해소하고 최선을 결과를 찾아내고자 한다"며 "대한민국의 법, 규제, 문화, 정서까지 고려해 사업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확실히 전달할 수 있는 방안을 (다방면으로) 찾겠다"고 취임 각오를 밝혔다. FIU 요청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과제는 원화 은행 계약 유지이다. 고팍스는 지난해 2월 전북은행과 원화 계좌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번 바이낸스 인수 건으로 신뢰도와 안전성 재검증에 돌입했다. 지난달 중순 위험 평가를 실시한 가운데 결과가 부정적이라면, 실명계좌 제공이 중단될 수 있다. 이 경우, 고팍스는 원화 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돼 거래소 운영에 큰 타격을 입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팍스가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고파이'로 발생한 부채를 해결하고자 바이낸스에 지분을 매각했지만, 여정이 상당히 험난해 보인다"라며 "바이낸스의 증권법 위반 혐의를 비롯해 국내 가상자산에서도 여러 이슈들이 발생하며 가상자산 전반에 대한 인식은 바닥으로 떨어진 상태다. FIU 사업자 변경 신고를 비롯해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배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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