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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취임 5년 내내 입에 달고 산 허태수 회장의 '신사업'

산업 에너지·화학 재계IN&OUT

취임 5년 내내 입에 달고 산 허태수 회장의 '신사업'

등록 2024.07.19 07:51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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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회장, 올해도 신기술·신사업 총력 GS, 탈정유 및 M&A는 '남은 과제'"기술·역량 등 적극적으로 흡수해야"

17일 오후 GS타워에서 열린 하반기 GS 임원 모임에서 허태수 회장이 그룹의 신사업 의지를 피력하는 한편, 디지털 혁신 가속화를 당부하고 있다. 사진=gs그룹 제공17일 오후 GS타워에서 열린 하반기 GS 임원 모임에서 허태수 회장이 그룹의 신사업 의지를 피력하는 한편, 디지털 혁신 가속화를 당부하고 있다. 사진=gs그룹 제공

"글로벌 경기 위기가 지속됨에 따라 GS 그룹의 신사업 추진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사업에만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M&A와 신사업 추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허태수 GS 회장은 지난 17일 하반기 임원모임을 통해 신사업 확장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녹록치 않은 경영 환경에도 신기술·신사업 발굴을 발판 삼아 안정적 수익성을 창출하고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이 같은 발언은 약 5년 전 임직원들에게 제시했던 사업 방향성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는 취임 직후 2020년 신년사에서 "신사업을 확장하고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해 간다면, 미래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매년 이어지는 신년사 및 임원 행사에서 ▲신사업 발굴 ▲신기술 투자 ▲오픈 이노베이션 등 '혁신' 관련 키워드 중심으로 미래 사업을 줄곧 언급해왔다. 허 회장의 신사업 추진에 대한 뚝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허준구 LG건설 명예 회장의 5남 막내인 그는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으로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석사 졸업 후엔 외국계 은행에서 몸 담았고, 이후 LG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부장으로 입사해 국제금융부문 이사대우, 런던법인 법인장, IB사업부 상무와 전략기획부문 상무를 지냈다.

허 회장의 경영 능력은 GS홈쇼핑으로 자리를 옮긴 뒤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그는 GS홈쇼핑에서 경영기획부문장과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을 거쳐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고, 회사를 진두지휘하며 미래 비전 실현을 이끌었다. 특히 GS홈쇼핑 대표이사 시절 모바일 시장 내 선제적인 경영 전략을 펼치며 업계 내 탄탄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9년 말엔 허창수 명예회장이 물러나면서 뒤를 이어받았고, 현재 회장 취임 5년 차를 맞았다. 허 회장이 과거 다양한 분야에서 몸담아 온 만큼, 사업을 바라보는 시각도 폭넓다는 게 업계 전반적인 평가다. 그가 미래 경쟁력을 계속해서 강조하는 것도 다년간 경험에서 쌓은 사업 안목에서 온 게 크다. 허창수 명예회장이 보수적 경영 행보를 보인 것과 대비 허태수 회장은 인수합병(M&A)과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이끌며 상반된 경영 스타일을 나타내고 있다.

"신사업이 미래"···친환경·디지털 '무기' 삼는다


그래픽=뉴스웨이DB그래픽=뉴스웨이DB

허 회장은 현재까지 기존 에너지·건설·유통 등 3대 핵심 사업부터 친환경, 디지털, 이차전지 등 신사업까지 다방면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하지만 GS그룹 3대 핵심 계열사는 지난해부터 연일 파고를 맞고 있다. GS칼텍스(에너지)는 글로벌 탄소중립 흐름 속에서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고 있고, 경기 침체 장기화로 실적도 악화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와 건설원가 상승 등 업황 악화로 현재까지 이렇다 할 수익 개선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또한 GS리테일(유통)은 편의점과 슈퍼마켓, 호텔까지 거느린 대형 유통업체로 성장했으나, 이커머스 영향력 확대로 새로운 승부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같은 위기에 허 회장이 돌파구로 눈여겨 본 신사업 분야는 친환경 에너지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GS칼텍스는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지속가능항공유(SAF) 개발·투자에 매진하고 있다. 여기에 보유 기술과 상업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젤토, 자이모켐, 카프라바이오사이언스 등 합성 바이오 기술 스타트업들과 협력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GS엔텍은 최근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에 약 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화공기기 제작을 본업으로 삼던 GS엔텍은 그룹 차원 신사업 전략의 맥을 같이 하며, 친환경 해상풍력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이번 생산설비 확충을 계기로 시장 내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해상풍력 구조물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석이다.

신사업 발굴 일환으로 디지털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허 회장은 특히 '디지털, 친환경을 통한 미래성장'을 모토로 삼고 있는 만큼 디지털전환(DX)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GS그룹은 올해 들어 'GS 해외 사장단 회의'와 'GS그룹 해커톤' 등 인공지능(AI)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자리를 마련하며 디지털 혁신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허 회장은 이번 임원모임에서 "GS 직원이라면 생성형 AI와 노코드 같은 IT 개발 도구를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제 디지털 혁신은 일부 IT 전문가가 아니라 모든 임직원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유 매출 의존은 '여전'···M&A 성공도 남은 '숙제'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허 회장이 이토록 신사업에 열을 올리는 건 기존 그룹 내 매출 구조에서 탈피하려는 영향이 크다. 현재 GS그룹의 주요 사업은 에너지(GS칼텍스), 건설(GS건설), 유통(GS리테일) 사업이다. 이 가운데, GS칼텍스가 그룹 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절반 이상이다.

과거부터 GS그룹은 에너지·정유 사업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나 정유 부문 실적은 국제 원유 가격과 경기 흐름에 따라 몇 조원이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GS칼텍스가 적자를 기록하면 그룹 실적도 함께 꺾일 수 있는 불확실성이 있다.

가령 2019~2020년 당시 GS칼텍스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최대 80%, 영업이익은 50%에 이를 정도로 의존도가 높았다.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정유 부문 실적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그룹 전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 교수는 "탄소중립이 가속화할수록 석유화학 제품 수요는 줄어들면서 에너지전환이 급격하게 일어날 것"이라면서 "이러한 상황 가운데, 정유 사업 매출에 기대고 있는 GS그룹 입장에선 신사업을 찾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라고 분석했다.

GS는 정유사업 비중이 큰 탓에 인수합병(M&A)이나 사업 확장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앞서 허창수 명예회장 시절, 굵직한 M&A를 몇 차례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대표적으로 GS는 ▲2008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2012년 코웨이 ▲2015 KT렌탈 ▲2020년 두산인프라코어 등 인수 과정에서 여러 차례 고배를 마셨다.

이에 허 회장은 취임 후 2022년 열린 'GS 신사업 전략보고회'에서 "GS가 추구하는 미래 성장 전략은 다양한 역량을 가진 외부 파트너와 신사업을 창출해 나가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적극적 투자와 사업협력, 개방형 혁신으로 신사업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자"라고 M&A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허 회장은 2021년 보톡스 업체 휴젤을 1조7000억원에 인수하며 바이오산업에 진출했다. 이후 GS는 현재 폭넓은 분야에서 M&A를 시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허 회장이 추구하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기존 보수적인 M&A에서 벗어나 좀 더 과감한 M&A 시도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 전반적인 시선이다.

김 교수는 "최근 첨단화 등 기술 변동이 심화되면서 기업 스스로 기술을 개발하며 성장하는 것이 어려워졌다"라며 "GS 그룹 또한 적극적으로 새 기술과 역량, 인재 등을 흡수함으로써 사업 성장을 해나가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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