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카카오페이 이어 네이버페이·토스도 들여다본다

금융감독원. 사진=강민석 기자 [e-mail]

금융감독원이 네이버페이와 토스에 대해 해외결제대행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동의 없이 개인신용정보를 과다하게 제3자에게 넘긴 사실이 있는지에 대해 점검에 나섰다. 카카오페이가 중국 앤트그룹 계열사이자 2대 주주인 알리페이에게 한 것과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1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네이버페이와 토스의 해외결제대행업무를 들여다보고 있다. 개인신용정보를 과도하게 제공했는지가 핵심이다. 금감원은 일단 두 업체로부터 관련 서류를 제출받아 서면 점검을 실시 중이며, 추후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현장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해외결제업무를 하는 다른 결제대행업체로 점검을 확대할 수도 있다.

앞서 검사에 나선 카카오페이에 대해서는 조만간 검사의견서를 보낼 계획이다. 검사 결과 드러난 부당·위법행위에 대해 카카오페이 측 공식 소명을 요구하는 절차다.

금감원은 앞서 카카오페이의 해외결제부문에 대한 현장검사 결과, 카카오페이가 지난 6년여간 누적 4천만여명의 카카오계정 ID와 휴대전화번호, 이메일, 가입·거래내역 등 542억건의 개인신용정보를 고객 동의 없이 제3자인 중국 알리페이에 제공한 사실을 적발했다.

알리페이가 애플스토어 입점을 위한 'NSF 스코어'(고객별 신용점수) 산출을 명목으로 카카오페이 전체 고객의 신용정보를 요청하자 개인신용정보를 고객 동의 없이 넘긴 것. 카카오페이는 알리페이와 주문·결제 정보만 공유하면 되는데도 지난 5년 여간 불필요하게 누적 5억5000만여건의 해외결제 고객 신용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해외결제를 이용하지 않은 고객의 정보까지 포함한 것도 논란이 됐다.

카카오페이는 이와 관련해 고객 동의 없이 불법으로 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알리페이에 대한 정보제공은 사용자의 동의가 필요 없는 업무 위수탁 관계에 따른 신용정보의 처리위탁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철저한 암호화를 통해 전달돼 원본 데이터를 유추해낼 수 없다는 것.

금감원은 카카오페이는 일반인도 복호화가 가능한 가장 일반적인 암호화 프로그램을 써서 원본 데이터 유추가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카카오페이의 알리페이에 대한 정보제공행위 또한 개인정보의 처리위탁이 아닌 제3자 제공이라고 봤다.

금감원은 관계자는 "그동안 개인신용정보 등이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제공되는 경우 엄정하게 처리해 왔으며, 앞으로도 유사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카카오페이 측에서 문제없다는 주장이어서 법리적인 측면을 다퉈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