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과 간담회···가계대출 자율적 관리 '공감대'갭투자 대출 조이고 실수요자 공급 유지···전담 심사팀 구성매월마다 대출 물량 측정···직원 교육 강화로 혼란 최소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시중은행 7곳과 지방은행 5곳, 특수은행 3곳, 인터넷전문은행 3개사 은행장들은 10일 오전 은행연합회 14층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은행장 간담회에서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은행장들은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자체 수립한 경영계획 내에서 가계대출이 관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각 은행들은 가계대출 관리 상황과 리스크 수준 등에 따라 관리수준을 조절하는 등 자율적 노력을 이어 나갈 방침이다.
먼저 일부 시중은행장들은 지난 7~8월 중 예상치 못한 가계대출 수요 급증으로 가계대출 속도조절이 어려워 자체적인 관리방안을 운영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은행장들은 다주택자(2주택자 이상) 등 투기수요로 보이는 대출에 대해 여신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미 가계대출 경영계획을 초과해 관리가 시급한 일부 은행들은 다른 은행들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갭투자에 활용될 수 있는 전세자금대출과 유주택자의 추가적인 주담대 뿐만 아니라 신용대출에 대해서도 심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다만 실수요자 전담 심사팀을 통해 실수요자의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복안이다.
연초부터 가계대출을 관리해 온 나머지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완화된 기준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은행들은 경영계획내 대출여력 범위 내에서 실수요자 중심의 자금 공급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지방은행장들은 시중은행의 관리에 따른 풍선효과 여부를 모니터링하면서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언급했다. 수도권과 달리 지방 부동산경기는 부진한 만큼 지역 내 실수요자 위주로 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다.
함께 참석한 인터넷전문은행장들은 "이미 연초부터 가계대출 증가속도를 완만하게 조절하고 있다"며 "중저신용자 포용금융 지원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가계대출 실수요와 투기수요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워 심사기준이 은행별로 다르게 적용되고 있다. 각 은행들은 대출수요자의 선의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한편,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실수요 구분 관련 심사사례를 공유해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아울러 은행장들은 신규 분양주택 전세자금대출도 수요자 불편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신규주택 전세대출은 여전히 상당수 은행에서 취급하고 있어서다.
또한 모든 은행들은 창구 혼선을 최소화 하기 위해 직원 교육 및 대고객 사전 안내를 강화하기로 했다. 매월 대출 신청물량, 상환 예측물량 등을 추정해 연말까지 안정적으로 신규자금을 공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가계대출 관리는 개별은행의 단기적인 관리 차원이 아니라 거시경제, 장기적 시계에서 은행권이 자율적 노력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특정 차주군에 대해 모두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 보다 은행별 상황에 맞게 자율적으로 대응해 달라고 은행장들에게 당부했다. 금감원은 은행권의 이 같은 자율적인 노력이 조기에 안착될 수 있도록 은행권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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