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빠른 매각 전망에 M&A시장 재점화자본 확충 의지 있는 증권사들 후보군 물망낙찰가 예상보다 낮을 수도··· 물밑작업 '주목'
시장에서는 하이투자증권이 예상보다 일찍 매물로 나오면서 잠재적 인수 후보군들의 발걸음도 빨라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대형사의 기준이 되는 자기자본 3조원에 다소 못 미치는 증권사를 중심으로 인수를 검토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점차 설득력을 얻는 모양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현대미포조선의 하이투자증권 매각과 비조선부문 분사 및 일부 지분 매각 등이 포함된 경영개선계획을 주채권은행과 잠정 합의했다”고 공시했다. 전날 연내 하이투자증권 매각이 자구안에 포함됐다는 일부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미래에셋대우(옛 대우증권)와 현대증권의 매각 완료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돌입하는 듯 했던 증권가의 M&A시장이 재차 열리게 됐다.
일단 업계에서는 섣불리 유력 후보군을 선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자기자본 기준 업계 2위인 미래에셋대우와 6위권인 현대증권의 경우 인수에 성공할 경우 단숨에 국내 최상위권 증권사로 도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실제로 통합 미래에셋대우는 합병법인 출범시 NH투자증권을 제치고 업계 1위가 확실시되며, 현대증권을 품에 안은 KB투자증권도 자기자본 3조9000억원의 3위권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다.
반면 하이투자증권은 이들에 미치지 못하는 업계 16위권의 중소형 증권사로 분류되는 만큼 자기자본 확충에 큰 효과를 보기 힘든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일정 부문 규모를 보유한 증권사들이 인수전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가장 먼저 언급되는 증권사로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꼽힌다.
앞서 한국금융지주는 미래에셋대우와 현대증권 인수전에 모두 뛰어든 바 있다. 당시 경쟁을 펼친 미래에셋과 KB금융이 각각 대우증권과 현대증권 인수에 성공한 것과 달리 한국금융지주는 별 다른 소득이 없었다.
하지만 한국금융지주 계열인 한국투자증권은 현재 보유한 자기자본만 3조5000억원에 달한다. 원래 목표했던 초대형 증권사로의 도약은 어렵지만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할 경우 삼성증권은 물론 통합 KB-현대증권까지 제치고 업계 3위권 입성이 가능하다.
3조원에 다소 못 미치는 2조5000억원의 자기자본을 가진 신한금융투자도 주요 후보군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자기자본 3조원은 국내 증권사가 한국형 투자은행(IB)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전환하기 위한 최소 요건 가운데 하나다. 자기자본 2조원을 갖춘 한국형 IB는 프라임브로커(PBS)·기업신용공여 등의 신사업 진출이 가능하고, 금융당국의 레버리지 비율 규제로 제한된 파생상품 판매도 크게 늘릴 수 있다.
특히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올해 초부터 신한금융그룹으로부터 유상증자를 통해 연내 자기자본을 3조원 이상으로 맞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때문에 지주 입장에서는 재무적 부담이 큰 자체 유증보다는 하이투자증권 인수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 빠르게 덩치를 키우고 있는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주목할 만한 후보군으로 꼽힌다. 오는 2020년 종금 라이선스 만료를 앞둔 메리츠종금증권은 대형 IB 진입을 위한 자기자본 확충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며, 지난해 아이엠투자증권 합병 및 유상증자에 잇따라 성공해 업계의 주목을 끈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하이투자증권이 매물로 등장하며 증권사 간 합종연횡이 다시 본격화될 수 있다”며 “아직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자본 확충을 놓고 대형사 중심의 눈치 싸움이 전개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김민수 기자 hms@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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