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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출범 넉 달'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성과는 언제쯤?

증권 증권일반

'출범 넉 달'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성과는 언제쯤?

등록 2023.03.24 08:05

수정 2023.03.24 09:51

안윤해

  기자

업계 안팎서 "세그먼트, 차별점 돋보이지 않는다"지수 추종 연계 상품 없고 ESG 평가 문턱도 높아거래소 "지수 추종 연계 상품, 준비 막바지 단계"

'출범 넉 달'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성과는 언제쯤? 기사의 사진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말 야심차게 출범시킨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가 출범 4개월을 넘겼지만 시장에서의 반응은 다소 미온적이다.

코스닥 글로벌에 포함돼 있던 나이스신용평가는 출범 4개월 만에 코스피 시장으로의 이탈을 선언했으며 코스닥 글로벌 지수를 추종하는 연계 상품은 아직까지 전혀 없다. 업계에서는 코스닥 기업들이 글로벌 세그먼트에 편입되면서 체감하는 차별점이 부족하고 운용 성과 역시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해 11월 21일 코스닥 시장의 '블루칩' 기업들을 선별한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를 발표했다. 코스닥 글로벌은 코스닥 시장 산하의 하위 세그먼트로 코스닥 시장의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 구상한 제도다.

코스닥 글로벌은 미국의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를 롤모델로 삼고 우량 기업들을 코스닥 시장에 잔류하게 함으로써 코스닥 시장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당초 거래소는 해당 제도에 대해 "투자자들이 안정적·장기적으로 코스닥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관련 지수와 ETF 등의 연계상품을 개발해 기관·외국인의 투자 확대를 이끌어내겠다"고 홍보한 바 있다.

하지만 코스닥 글로벌은 도입 초기부터 삐걱대며 진통을 겪는 모양새다. 세그먼트 편입 기업 중 하나인 종합신용정보 전문기업 '나이스평가정보(NICE평가정보)'가 4개월 만에 이탈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나이스평가정보는 지난 10일 코스닥 시장에서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회사는 "오랜 업력과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기업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이고, 기관·외국인 투자자의 관심도 제고 및 기업 평가 강화를 위함"이라고 이전 상장의 목적을 설명했다.

회사의 설명에서 주목할 만 점은 '기관·외국인 투자자의 관심도 제고'와 '기업 평가 강화'다. 사실상 소속 기업들이 체감하는 효과가 크지 않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코스닥 글로벌 제도의 의미가 사실상 퇴색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여기에 제도가 도입된지 넉 달이 지났음에도 해당 지수를 활용한 연계 상품이 눈에 띄지 않는 것도 한계점으로 꼽힌다. 자산운용업계는 사실상 코스닥 글로벌의 등락률이 '코스닥 150' 지수와 크게 차이나지 않고 시장성 역시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코스닥150 지수는 지난 2015년 7월 13일 도입 2주만에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됐으며, 2개월 뒤에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코스닥 150 ETF'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코스닥 150 ETF' 등 연계 상품이 줄줄이 상장한 바 있다.

'출범 넉 달'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성과는 언제쯤? 기사의 사진

한편, 코스닥 글로벌은 편입 기업의 평가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으로 채택하고 있는데, 그중 거버넌스(G) 부문의 'B등급 이상'을 지정 요건으로 하고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해당 조건이 코스닥 기업들에게 과도한 평가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ESG기준원(KCGS)은 지난 2021년 ESG 모범규준을 전면 개정하면서 평가 기준이 더욱 깐깐해졌고, 이에 따라 주주권리 보호 등의 항목을 포함하는 거버넌스(G)의 평가 문턱도 덩달아 높아졌다.

한국거래소와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코스닥 시장에서 현금배당 등 주주환원을 실시하는 기업은 589곳으로 전체 코스닥 상장 기업(21년 기준·1367개사) 대비 약 4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연속 배당을 실시한 기업은 360곳뿐이었다.

일례로 코스닥 시장 내 바이오 기업들은 배당 수익이 3~4년안에 실현되지 않는 경우가 보편적임에도, 거버넌스 평가를 위해 수시 배당 등 주주환원까지 신경쓰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기존에 포함돼 있던 바이오 기업들 역시 실적이 악화될 경우 잦은 편입·편출로 투자자들의 투자 매력도를 낮출 가능성도 높다.

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에 포함된 기업들은 거래소나 시장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명확한 혜택이 없고, 그렇다고 주가가 특출나게 상승한 것도 아니다"라며 "기업들은 소속 자체만으로도 부담감을 가지고 있고 이탈을 원하는 기업도 일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닥 기업의 ESG 평가도 현재로선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코스닥 상장사 대부분은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거버넌스(G)에 초점을 둔 거래소의 ESG 평가 방식과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4월 사업보고서 제출 이후 기업들의 편출입 변동이 클 경우, 세그먼트에 대한 유인 동기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평가해볼 수 있겠다"며 "거래소도 시장도 세그먼트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이 드러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아직 제도 운영 초기인 만큼 가시적 성과가 나오려면 기다려야 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 지수 추종 상품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조만간 공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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