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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기차와 더블스타

[데스크칼럼] 상하이기차와 더블스타

등록 2017.03.20 11:26

수정 2017.03.20 15:57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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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M&A 쌍용차 사태와 데자뷰박삼구 회장 배제하는 산은의 태도도 잘못

 상하이기차와 더블스타 기사의 사진

“상하이기차(SAIC)는 쌍용자동차 지분 인수를 통해 두 회사가 중장기 글로벌 전략을 구체화해나갈 예정이며 두 회사는 자동차 개발은 물론, 판매와 A/S 등 모든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활용해 쌍용자동차의 전반적인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상호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

2005년 1월 27일 천홍 상하이기차 총재는 쌍용차 인수를 공식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4년간 신차개발 비용 등 1조2000억원을 투자하고 연간 30만대 생산을 약속했다. 모두가 알고 있듯 이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다. 신차개발은 제 때 이뤄지지 않았고 연간 생산량도 15만대에서 9만대로 줄었다.

반면 20여년간 합작 생산만 하던 상하이차는 2007년 자체 브랜드 ‘로위(Roewe)’를 출범후 연매출 180억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상하이기차는 2009년 쌍용차를 법정관리로 몰아넣었고 인수 당시 투자한 5900억원의 2배 이상의 이득을 챙긴 채 2010년 재매각했고 쌍용차 노사는 경영정상화까지 또다시 수년간 어둠의 터널을 지나야 했다.

상하이기차가 한국을 떠난 지 7년여 만에 다시 중국기업의 먹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의 군소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가 세계 14위, 국내 2위 타이어업체인 금호타이어 인수를 시도하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주채권은행 산업은행은 더블스타와 9550억원에 주식을 매도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한 상태다.

우선매수권을 가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더블스타의 제안가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금호타이어 경영권은 더블스타에 넘어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우선권이 있는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 6개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한 중국 더블스타와 9550억원에 주식을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산업은행은 이 과정에서 금호타이어 매각 시 우선권을 가진 박 회장 측에는 관련 자료나 정보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고 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계약서를 받으면 법적 소송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박 회장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중대한 계약위반이라고 주장한다. 박 회장은 제대로 된 룰이 적용되지 않을 경우 인수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금호타이어에 대해서는 박 회장에게도 공과 과가 분명하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것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산업은행이 지휘하고 있는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 건은 공정하지 않다. 시장에서는 산업은행과 박 회장의 오랜 악감정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금호타이어 매각 건을 대선이슈로 끌어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더블스타가 중국기업이라는 이유로 배척해야 하는 건 아니다. 더블스타는 쌍용차를 인수할 당시의 상하이기차보다 더 열악한 기업이다(본지 2017년 1월 22일 온라인 “中 더블스타, 금호타이어 인수자격에 의문” 참조). 우리는 이미 중국기업에 여러 번 엄청난 수업료를 지불했다. 중국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차이나머니는 한국기업의 우수한 기술력만 탐낼 뿐이다. 금호타이어 매각은 돈의 논리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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