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선박 수주 실패 소식에 주가 약세삼성중, 수주잔고 감소에 따른 부진 전망양사 모두 지난주부터 주가 하락세 지속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중공업은 전거래일 대비 4.81% 하락한 14만8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1일 이후 6거래일째 내림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이 기간 동안의 등락률은 14.4% 수준이다. 지난주 현대중공업이 중국 업체와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 경쟁에서 밀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투자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 컨테이너 선사인 ‘CMA CGM’은 2만2000TEU 컨테이너선 9척에 대해 후둥중화조선, 상하이와이가오차오조선 등 중국업체 2곳과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이번 입찰에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빅3 조선사가 모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며 국내 시장에 충격을 더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수주 실패의 원인으로 가격 경쟁력과 함께 중국의 자본력을 꼽고 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 야말LNG선의 건조사로 후동조선이 선정된 것 역시 중국의 선박금융 지원 영향과 LNG를 수입할 중국이 자국 조선소에서 건조된 선박을 이용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웠기 때문이다”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이드라인에 의해 선박금융의 대출한도를 제한받는 한국과 달리 중국은 대부분의 선박금융 제공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선박 수주 실패는 아쉽지만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며 주주가치 제고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5월 4개사로 분할 재상장한 현대중공업은 조선, 해양, 플랜트 엔진 등의 사업 부문을 보유하고 있다. 전기전자(현대일렉트릭), 건설장비(현대건설기계), 로봇·투자(현대로보틱스) 등 3개 사업 부문은 인적분할 방식으로 분리돼 새로운 법인이 설립되는 구조다.
최근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의 마무리 단계를 진행 중이다. 현대미포조선은 보유 중이던 현대일렉트릭과 현대건설기계 지분 전량을 현대로보틱스에 매각했다고 지난 18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를 통해 현대로보틱스는 계열사의 주식을 추가 확보하게 되고 자회사 지분구조 역시 안정화된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현대일렉트릭은 18일 종가 기준으로 30만2500원에 매각해 895억3000만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현대건설기계는 1036억6000만원의 현금의 유입된다. 현대로보틱스는 매입대금으로 자회사 현대오일뱅크의 중간배당금 2680억원을 활용하는 구조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예상하던 시기보다 매우 빠르게 지주회사 행위제한 규정 해소를 진행 중이다”라며 “자회사의 중간배당을 통한 현금유입을 안정적인 지배구조 확립에 신속히 활용한 점은 평가 받을 만 하다”고 전했다.
현대중공업의 수주 실패 소식은 조선업종 전반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21일 삼성중공업의 주가 역시 전거래일과 비교해 0.48% 소폭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지난 10일부터 7거래일 연속 주가가 빠지는 중이다. 올 3분기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는 증권가 리포트가 나오며 투자심리도 더욱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유진투자증권은 기업 리포트를 발표하고 삼성중공업의 목표주가를 기존 1만6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최근 신규수주가 더해지고 있으나 수주잔고 감소에 따른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달 말 기준 삼성중공업의 수주잔고는 210억달러로 올해 초와 비교해 25%가량 감소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수주가 많았지만 향후 매출 부진을 만회할만한 수주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다만 미청구공사가 지난해 말 5조516억원에서 3조6719억원까지 감소하는 등 해양플랜트 관련 수금 이슈에서 점차 해소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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