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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우수 中企 키우며 ‘새로움·가성비’ 모두 잡았다

올리브영, 우수 中企 키우며 ‘새로움·가성비’ 모두 잡았다

등록 2018.03.02 10:50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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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우수 中企 키우며 ‘새로움·가성비’ 모두 잡았다 기사의 사진

국내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0년부터 매년 10% 이상 꾸준히 성장해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화장품 산업 종합발전계획’을 발표하며 K뷰티 육성에 발벗고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K뷰티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배경에는, 국내 유명 화장품의 고급화 전략 뿐만 아니라 다양한 중소기업 브랜드의 선전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국내 화장품 생태계 자생력이 강화된 이유로 가성비와 체험, 트렌디함을 무기로 성장한 ‘헬스앤뷰티(Health & Beauty: H&B) 스토어’의 약진도 한 몫을 했다고 입을 모은다. 헬스앤뷰티 스토어는 해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드럭스토어(Drugstore)’를 한국식으로 바꾼 것으로, 국내 토종 브랜드 올리브영이 지난 1999년 국내에 처음 선보인 매장 형태다. 올리브영은 당시 업계 최초로 다양한 제품을 브랜드 상관 없이 한 자리에 모아 체험하고 비교할 수 있도록 매장을 운영해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 H&B 1세대··· 협력업체와 함께 성장의 발판 마련 (1999~2012)

지금은 누구나 알고 있는 메디힐, 아이소이 등 K뷰티 선도 브랜드들은 사업 초기부터 올리브영에 입점해 함께 성장해왔다. 이들은 H&B를 통해 성장한 ‘1세대 브랜드’로, 각각 2009년과 2012년 올리브영에 입점한 뒤 브랜드 인지도와 매출이 향상된 첫 사례다.

올리브영 역시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지 않던 시기였기에, 오프라인 매장 판매를 원하는 중소기업과 남보다 한 발 앞서 새로운 경험을 끊임없이 제공하기 위한 대기업의 차별화 전략이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졌다.

메디힐의 경우 2009년 회사를 설립한 뒤 약국에서 마스크팩을 판매하다 그 해 말 올리브영에 입점하게 됐다. 이후 중국인 관광객과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기 시작하며 올리브영의 대표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했다. 올리브영 매장 수 확대와 정비례하여 본격적으로 매출이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2015년에는 명동에 단독매장을 오픈할 만큼 큰 규모로 성장했다. 16년 말에는 해외 판매분까지 합쳐 매출 4000억원을 달성했다. 메디힐은 국내외 ‘K뷰티의 상징’으로 통하며 전 세계적인 마스크팩 대중화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이는 사업초기부터 올리브영을 통해 국내외 고객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불가리안 로즈’로 유명한 아이소이 역시 2012년 말 올리브영 명동본점에 입점한 뒤 브랜드 신뢰도가 크게 향상됐다. 2009년부터 자체 온라인 판매 사이트를 오픈해서 운영하던 중, 올리브영으로 오프라인 판매처가 확대되면서 매년 2배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다. 베스트 셀러인 ‘잡티로즈세럼’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올리브영 내 세럼 부문 1위를 차지했다.

▲ H&B 2세대··· 우수 국내 브랜드 발굴, 육성 집중 (2013~2015)

2013년 이후 다양한 국내 브랜드들이 해외 유명 제품 사이에서 조금씩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올리브영 역시 2014년부터 매장수가 400개를 넘어서면서 본격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브랜드 육성이 지속적으로 필요했다.

이에 올리브영은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아로마티카’와 ‘23years old’를 입점시켰고, 이듬해인 2015년 ‘네오젠’과 ‘에이프릴스킨’, ‘파파레서피’ 등 국내 우수 브랜드를 발굴해 육성하면서 로드샵과 차별화된 상품력을 갖춰 나갔다.

유기농 화장품 ‘아로마티카’는 향후 천연 헤어제품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 올리브영 MD의 제안으로 2013년 1월 올리브영에 입점했다. 철저한 성분 안전성 관리를 바탕으로 한 상품 전략으로 연평균 58%라는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최근 설립 14년 만에 처음으로 연매출 200억원을 돌파했다.

여드름 화장품 ‘바데카실’로 온라인에서 조금씩 인기를 얻고 있던 ‘23years old’도 담당 MD의 제안으로 2014년 7월 올리브영에 입점했으며, 이후 입점 2년 만에 매출이 250% 늘고 홍콩 대형 화장품 편집숍인 SASA에 진출했다. 마찬가지로 중국에서 웨이보 등을 통해 인기를 끈 ‘꿀범벅 필오프팩’을 올리브영 MD가 눈여겨 보고 입점을 제안한 ‘파파레서피’ 또한 국내 오프라인으로 판매처가 확대되면서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가 크게 향상됐다.

▲ H&B 3세대··· 새로운 트렌드 창조하는 ‘newness’ 집중 (2016~)

최근 소비자들에게 올리브영을 비롯한 H&B스토어는 브랜드 구분 없이 다양하고 새로운 제품을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놀이터’와 같은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올리브영은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취향에 맞춰 SNS 등에서 입소문으로 화제가 된 제품을 적극적으로 도입, 새로움의 가치를 제공하는 ‘newness’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2016년 2월 올리브영에 입점한 ‘미팩토리 3단 돼지코팩’은 온라인에서 ‘피르가즘’ 등 신조어를 만들며 인기를 끌었던 제품이다. 올리브영 담당 MD는 매장을 찾는 20~30대 여성의 핸드백 크기 등을 고려해 이 제품의 크기를 1/3로 줄여 휴대성을 높였고, 이후 판매량이 급증하며 ‘국민코팩’의 반열에 올라섰다. 독특한 제품성과 전국적인 판매망이 더해져 2016년 한 해에만 올리브영에서 300만장이 넘게 팔렸으며, 이듬해 부터는 중국과 베트남, 싱가폴 등에도 수출을 시작했다.

물에 타서 마시는 간편 식사대용식으로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랩노쉬’는 2016년 10월 올리브영에 입점했다. 올리브영 MD는 이 제품이 다이어트에 관심을 갖는 20~30대 젊은 여성에게 잘 맞을 것으로 판단해 오프라인 매장 판매를 제안했고, 이후 급격히 매출이 늘었다. 담당 MD와 함께 새로운 맛을 시도하고, 시음행사를 통해 소비자 선호도 등을 조사하면서 자연스럽게 상품 개발도 이뤄졌다. 올리브영 입점 후 월매출은 300% 넘게 신장했고, 직원 수도 세배가 넘게 늘었다. 랩노쉬는 지난해 중국 상하이 식품 박람회에서 은상(Silver Award)를 수상하며 해외 진출길도 열었다.

독특한 마케팅으로 눈길을 끈 제품도 대거 입점했다. ‘싸우자 귓밥아’, ‘싸우자 코딱지’ 등 애칭으로 SNS에서 화제가 된 ‘라벨영’을 비롯, 수류탄과 공구함 등 마초적인 컨셉의 화장품 용기로 주목 받은 ‘미남프로젝트’ 등도 지난해 올리브영에 입점한 뒤 높은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올리브영은 국내 토종 브랜드로서 지난 19년간 국내 우수 협력업체와 함께 성장해왔다”며, “앞으로도 K뷰티의 자생력 강화를 위해 판로가 절실한 우수 제품의 플랫폼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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