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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클럽 축포 기대하는 증권사, 주가는 ‘비실비실’

[Why]1조 클럽 축포 기대하는 증권사, 주가는 ‘비실비실’

등록 2021.06.08 14:06

수정 2021.06.08 14:11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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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미래·NH·삼성·키움證 등 ‘영업익 1조 클럽’ 전망5대 시중은행 순이익 ‘맹추격’에도···증권株 약세 지속“주식 거래대금 감소 영향···동학개미, 증시 이탈 우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국내 증권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재차 경신할 태세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증시 활황이 지속되면서 올해 연간 기준으로 영업이익 ‘1조 클럽’을 달성하는 증권사도 잇따라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이러한 호실적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최근 증권주들의 상승세가 눈에 띄게 둔화된 모습이다. 앞서 증권주는 공매도 재개 이슈로 증시 대부분의 업종이 흔들리는 와중에도 개인투자자들의 지속적인 증시 유입과 1분기 호실적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유지해왔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급등 불안감과 주식 거래대금의 지속적인 감소, 동학개미 이탈 우려 등의 악재가 더해진 결과로 풀이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RX 증권지수는 전일 대비 0.31% 내린 883.60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업종 지수는 지난 3월 이후 상승세를 보여 5월 한때 연중 최고치인 926.12까지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는 당시 고점 대비 4% 이상 내린 상태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 실적을 바탕으로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최근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매매가 둔화하면서 증권주 역시 주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2일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25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9.9% 감소했다”며 “월 평균 시가총액은 전월과 유사했지만, 회전율이 전월 대비 26.3%포인트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전율 하락의 원인은 개인매매 비중이 전월 대비 6.5%포인트 줄어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기 때문”이라며 “거래대금 자체는 나쁘지 않은 수준이지만 주식시장의 탄력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5월 급락한 개인매매 비중은 중요한 변화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5월 코스닥 종목 1423개 중 1018개 종목의 거래대금이 전월 대비 감소했으며, 바이오 및 가상화폐관련 종목의 거래대금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강 연구원은 “개인들의 시장 이탈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표의 개선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모멘텀 약화 구간이 지속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2분기 거래대금 감소와 증시조정 영향으로 브로커리지 수익과 운용이익의 둔화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고객예탁금, 신용잔고 등 증시 주변 자금 여건은 여전히 양호한 모습이나 개인자금의 신규유입 강도는 다소 낮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개인투자자 시장 점유율 1위인 키움증권에 대해 목표주가를 종전 15만5000원에서 13만2500원으로 14.5% 하향 조정해 눈길을 끌었다. 2분기 이후 거래대금 둔화양상이 나타났고, 코스닥 시장의 회전율 또한 이미 고점형성 이후 하락추세에 있어 향후 이익둔화 흐름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키움증권에 대해 전 연구원은 “신용이자 수익 규모가 전 분기 대비 5.3% 증가에 그쳐 추가 신용공여를 위해서는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중기적으로는 온라인 자산관리 사업영역을 포함해 디지털 플랫폼 강점을 보유한 신규 진입자와의 경쟁 과제가 상존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요 증권사들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을 주축으로 한 한국금융지주(1조3788억원)와 미래에셋증권(1조1976억원), NH투자증권(1조662억원), 삼성증권(1조180억원), 키움증권(1조164억원) 등이 영업이익 ‘1조 클럽’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올해 순이익(1조1514억원)도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일부 시중은행의 순이익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 1분기 상위 20개 증권사의 순이익은 총 2조7688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순이익 총합은 2조9261억원으로 두 업종 간 격차가 1573억원에 불과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은행과 증권사의 실적 차이가 커서 비교가 사실상 무의미했었는데, 최근 주식시장의 호황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비교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다만, 주식시장이 침체로 돌아설 경우 격차는 언제든지 다시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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