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앤스페이스 담당에 김경은 서아키텍스 디자인 소장갤러리 담당은 황호경 상무에서 허제 상무보로 교체아트앤스페이스는 '공간 혁신'·갤러리는 '아트 페어 기획'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4일 아트앤스페이스(Art&Space) 담당으로 김경은 소장을 선임했다. 아트앤스페이스 담당은 기획관리본부 산하 뉴비즈 담당과 함께 상품본부 산하에 신설된 조직이다.
김경은 소장은 하버드 디자인 대학원에서 건축을 전공한 공간 전문가로 서아키텍스 디자인 소장이다. 설치미술가 서도호 작가의 동생인 서을호 서아키텍스 대표와 배우자 관계이며, 지난 2010년에는 서 작가, 서 대표와 함께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에 '청사진(Blue Print)'를 출품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19년 상무보로 승진하며 약 3년여간 영업본부 산하 갤러리 담당 자리를 지킨 황호경 상무는 센트럴시티 문화담당으로 옮겼다. 이 자리는 미래혁신추진단 허제 신세계센트럴시티 기획 담당 상무보가 채우게 됐다.
갤러리 담당은 백화점 내 갤러리 운영과 아트 페어 기획 등 기존 역할을 맡는다. 아트앤스페이스 담당은 아트를 포함한 차별화된 콘텐츠를 접목해 백화점 공간 혁신을 맡게 된다.
이 같이 신세계백화점이 아트 관련 조직에 힘을 주는 이유는 정 총괄사장의 남다른 관심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정 총괄사장은 이화여자대학교,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학교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예술학도'로 이전부터 예술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크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공을 바탕으로 안목도 최근의 트렌드를 읽는 데 큰 몫을 했다는 평가다.
신세계는 1966년 국내 백화점 최초로 조직 내 갤러리만 따로 운영하는 갤러리팀을 만들고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상설 전시장을 열며 국내 백화점 최초 미술 전문 공간을 선보였다. 2020년 8월부터는 강남점 3층 곳곳에 예술 작품 250여점을 상설 전시해 판매까지 나섰다. 백화점 업계에서 예술 작품 직접 판매에 나선 것은 신세계백화점이 최초다.
신세계는 2021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미술품의 전시·판매·중개·임대업 및 관련 컨설팅업'을 추가했다. 같은해 12월에는 서울옥션에 280억원을 투자해 지분 4.82%를 확보했다. 서울옥션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으나, 주당 인수가를 비롯한 세부 이견 조율에서 난항을 겪었고 대신 협업 구도를 구축하기로 했다.
업계가 앞으로도 백화점을 '화랑'처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는 만큼 정 총괄 사장의 아트 비즈니스는 다방면으로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00년대 이후 소비자들에게 백화점은 하나의 문화시설이라는 인식이 자리잡히는 추세다. 이에 백화점은 단순히 예술 작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예술을 통해 백화점에서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확대하는 데 더욱 무게를 두고 있다. 고객 경험을 확대하고 체류 시간을 늘리는 것이 곧 비즈니스와 직결된다는 이유에서다. 신설된 아트앤스페이스 담당이 공간 혁신을 내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대중 고객들에게는 예술의 문턱을 낮추고 신진 작가들에게 더욱더 다양한 전시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1일까지는 본점과 강남점에서 데미안 허스트, 쿠사마 야요이, 천경자 등 국내외 유명 작가 작품을 전시한 '블라썸 아트페어'를 열었고 어린이날을 맞아 본점에서 '체험형 아트 공간'을 선보이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아트앤스페이스 담당을 신설하고 지난 4일 김경은 소장을 선임했다"며 "신설된 아트앤스페이스 담당은 아트를 포함한 차별화된 콘텐츠 접목을 통해 백화점 내 공간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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