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고객 록인에는 멤버십 확대" 필연적 전략으로점유율 5% 돌파 변수 떠올라 올 여름 경쟁 정점 전망신세계 통합 멤버십에···쿠팡 '콘텐츠 강화'·롯데 '다변화'
600조원대 국내 유통시장에서 이들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각 5% 남짓에 불과한데, 구매단가와 빈도가 비회원보다 높은 충성고객 유치 경쟁이 '시장점유율 5%의 벽' 돌파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오프라인 계열사 끌어들인 신세계 VS 경쟁 우위 선 쿠팡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최근 론칭한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SSG닷컴·이마트몰·신세계백화점 등 주요 홈페이지 사이트 메인화면에 걸고 공격적인 모객에 나서고 있다.
이 통합 멤버십은 ▲이마트 ▲G마켓 ▲SSG닷컴 ▲스타벅스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면세점 등 신세계그룹 6개 계열사 앱(애플리케이션)과 홈페이지를 통해 가입 가능하다. 현재 소비자들은 1개월 무료체험 후 결제 혹은 바로 결제 후 3만원 상당 리워드 즉시 지급(13개월 멤버십 유지) 중 하나를 선택해 통합 멤버십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대표이사는 "캐시백과 각종 할인 쿠폰을 묶으면 연간 200만원 이상의 혜택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셈"이라며 5년 내 유료 멤버십 가입자 1000만명 확보를 목표로 세웠다.
멤버십 혜택에 소비자들의 의견도 적극 반영하는 모양새다. 지마켓은 내달 3일부터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회원 대상 스마일배송 무료배송 혜택을 추가하기로 했다. 스마일배송 상품을 1만5000원 이상 구매하는 경우 횟수 제한 없이 무료로 배송된다.
신세계그룹이 멤버십을 통합한 이유는 온라인 멤버십만으로는 유통시장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어렵기 때문이란 의견이 많다. 지난해 국내 유통시장(외식·여행 포함)에서 신세계·이마트(5.1%)의 시장점유율은 쿠팡(4.4%)보다 소폭 높고, 롯데(2.5%)의 추격을 받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고물가가 지속하면서 가격 경쟁력과 가성비, 실용성을 꼼꼼히 따지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 이에 자사 서비스에 충성고객을 '록인(Lock-in)'할 수 있는 멤버십 확대가 필연적인 전략으로 부상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의 멤버십은 종전까지 이커머스 계열사인 옥션·지마켓·SSG닷컴 위주 '스마일클럽'을 중심으로 운영됐지만, 이번에는 면세점·백화점·스타벅스 등 오프라인 채널을 모두 끌어들인 것이 특징"이라며 "사실상 유통시장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구분이 사라진 '통합경쟁' 시대에 진입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신세계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멤버십 경쟁에서 아직 경쟁 우위에 있는 곳은 쿠팡이다. 쿠팡의 유료 멤버십인 '와우 멤버십'은 월 요금 4990원에 무료 로켓배송과 새벽배송, 쿠팡이츠 10% 할인, 쿠팡플레이 무료 시청 등 10가지가 넘는 혜택을 제공한다.
쿠팡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와우 멤버십 회원은 11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2021년과 비교하면 200만명 늘어난 수치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 기존 스마일 클럽 회원 수 300만명을 그대로 확보했다고 가정했을 때, 현재 와우 멤버십 회원 수가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회원 수보다 거의 4배가량 많다.
절대 강자 없는 유통업계···"올 여름이 승부처"
업계는 온라인 멤버십 경쟁의 정점은 올여름이 될 것으로 관측한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번 경쟁이 시장점유율 5%대를 돌파하는 데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해까지 신세계와 쿠팡, 롯데의 합산 시장점유율은 12% 수준에 불과하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소비자외식, 여행 산업까지 포함한 602조원의 국내 유통시장(면세점 제외)에서도 쿠팡(4.4%)이 신세계(5.1%)의 뒤를 이었다. 롯데는 점유율 2.5%를 기록했다.
유로모니터는 오는 2026년 국내 유통시장 규모가 700조원대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쿠팡은 지난 1분기 매출 7조3990억원을 기록, 이마트(7조1354억원)를 넘어 신세계·이마트 통합 매출(8조6988억원)의 85% 수준까지 추격하고 있다.
쿠팡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에서 와우 멤버십 회원 혜택으로 글로벌 흥행 영화 '존윅4'를 공개한 데 이어 'SNL코리아 시즌4'를 론칭할 계획이다. 또 와우 멤버십 회원 대상으로 영국 프리미어리그·FA컵·챔피언스리그 '트레블'을 달성한 맨체스터 시티를 초청해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방한 경기를 중계한다.
쿠팡은 쿠팡플레이를 앞세워 자체 콘텐츠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스포츠 중계의 록인 효과에 주목했다. 쿠팡은 지난해 손흥민이 소속된 영국 토트넘 구단을 초청해 2차례 경기를 치렀고 이때 10만명의 와우 멤버십 회원이 운집해 화제가 됐다. 당시 2차례 치러진 경기에서 쿠팡플레이 시청자는 총 300만명에 달했다.
롯데도 멤버십 서비스를 다변화 중이다. 롯데는 기존 '엘포인트 멤버스'에 이어 지난해 1월 '엘페이 프리미엄'을 선보이고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결제 금액의 최대 5%를 포인트로 추가 적립하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엘페이 프리미엄은 엘포인트 회원을 대상으로 한 유료 멤버십으로 월 3000원 혹은 연 2만8800원의 구독료를 내면 가입할 수 있다.
계열사인 롯데면세점이 2030세대 전용으로 선보인 '영트래블클럽'도 완판됐다. 영트래블클럽은 선착순 200명에 한해 가입비 10만원을 내면 롯데면세점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LDF페이 10만원과, 등급 업그레이드 혜택 등을 제공해 인기를 끌었다.
멤버십 경쟁을 넘어 제조사들과 손잡고 프로모션을 펼치는 합종연횡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이마트·SSG닷컴·지마켓 등 신세계 유통3사는 최근 CJ제일제당과 손을 잡고 공동으로 상품 개발에 나섰다. 최근에는 LG생활건강, 코카콜라 등과 협업 프로모션도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이 새 멤버십 혜택을 야심 차게 공개했지만, 배송 혜택이나 할인 쿠폰 한도가 적어 한계로 지적되는 만큼 다양한 방법으로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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