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20만원서 일제히 축소···손해율 영향저연령층 선제 적용 후 추가 축소 움직임소비자피해 우려한 금융당국 권고 잇따라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이날부터 건강보험 상품에서 제공하던 간병비 보장 특약 가입한도를 전 연령 기준 기존 20만원에서 10만원까지 낮췄다. 또 특약 가입이 가능한 최저보험료 기준도 기존 1만원에서 5만원으로 높였다.
이는 최근 동일한 보장을 축소해온 손보사들의 행보와 같은 흐름이다. 앞서 삼성화재도 납입 보험료 3만원 이상 가입자를 대상으로 제공하던 간병비 보장 한도를 기존 20만원에서 10만원으로 절반 가량 줄였다. 같은 날 메리츠화재도 성인 대상 간병인 사용일당 보장 한도를 기존 20만원에서 15만원까지 축소했고, 롯데손보의 경우 15세 이하 가입자를 대상으로 간병인사용일당 한도를 15만원에서 10만원까지 낮췄다. 이밖에 DB손보, 현대해상, KB손보 등도 보장 축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간병인 사용일당은 보험 가입자가 간병인을 고용한 뒤 보험사에 비용을 청구해 보험금을 지금받는 특약으로, 보험사가 간병인을 제공하는 간병인 지원일당과 달리 직접 가입자가 간병인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여기에 지난해 말부터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잇따라 보장 한도를 높이며 경쟁이 불붙었다.
다만 이달 초부터 이같은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 앞서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들은 15세 이하 간병인 사용일당 담보의 가입금액을 15만원에서 5만원으로 한도를 낮춘 바 있다. DB손해보험의 경우 간병일당 보장금액이 8만원을 넘을 경우 보장보험료를 5만원 이상 납입해야 가입이 가능한 조건을 15세 이하 대상에 한해 신설하기도 했다.
이는 허위·과잉 간병비 청구로 인해 높아진 손해율에 부담을 느낀 조치로 풀이된다. 별도 감액 조항이 없을 뿐 아니라 최대 180일 한도로 입원할 시 지급되는 보험금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간병인을 직접 지정할 수 있다는 특약의 특징을 악용해 입원 후 가족 구성원을 간병인으로 지정해 보험금을 편취하는 등의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재차 쐐기를 박았다. 관련 보장을 축소하고 입원 일당 한도를 명확히 하라는 내용의 개선을 보험업계에 주문하면서다. 금감원은 지난해 열린 제7차 공정금융 추진위원회에서도 간병인 사용일당 관련 보험 약관의 개선방안 심의를 통해 보험금 부지급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및 분쟁을 방지 목적에서 보험금 지급사유를 '실질적 간병서비스를 이용한 경우'로 제한하기로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초 간병인 사용일당 특약은 자격증이 있는 가족 간병인 사용도 보상해 준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며 "다만 이 과정에서 경증 질환에도 간병인을 고용하거나 실제 간병을 하지 않고도 서류를 청구해 보험금을 편취 하는 등의 도덕적 해이 유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명재 기자
emzy0506@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