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2분기 순익 1조1612억원···신한에 225억원 앞서상반기 누적 격차 792억원 불과···연간 1위 경쟁 안갯속외화조달·IB 안정성 등 비이자 기반 체력 싸움 본격화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민은행이 분기 기준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했다. 국민은행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161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1조1387억원으로 0.9% 증가에 그쳤다. 두 은행 간 분기 이익 차이는 225억원이다.
지난 1분기엔 신한은행이 1조1281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거두면서 KB국민은행(1조264억원)과의 격차를 1017억원으로 벌렸다. 하지만 2분기 실적이 역전되면서 상반기 누적 격차는 792억원으로 줄었다.
두 은행 모두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면서 핵심이익인 순이자이익이 정체된 흐름을 보였다. 2분기 신한은행의 순이자이익은 2조2351억원으로 전분기(2조2311억원)와 큰 차이가 없었고, KB국민은행도 2조2608억원으로 0.4% 증가에 그쳤다.
NIM 정체 속 달라진 수익방정식
신한은행이 2분기 타이틀을 내준 핵심 배경은 국민은행의 약진과 '비용 증가'다. 신한은행은 2분기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대손충당금 전입액(2380억원)이 1분기 대비 2배 넘게 증가했다. 경기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보수적 충당금 적립이 이익에 부담으로 작용한 셈이다.
반면 국민은행의 2분기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334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7.0%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같은기간 KB금융그룹의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6551억원)은 오히려 0.1% 줄었다. 경기둔화로 인한 건전성 악화 우려에도 충당금 리스크를 최소화했다는 게 KB금융 측 설명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홍콩 ELS(주가연계증권) 등 관련 충당금 적립 부담이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올해 2분기에는 일회성 충당금 부담이 사라지면서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대손충당금 부담이 예측 가능한 수준에서 관리돼 전반적인 영업 환경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는 평가다.
국민은행은 비이자 부문에서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2분기 순수수료이익은 301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1.7% 증가했다. 이에 따른 2분기 총영업이익은 3조64억원으로, 분기 기준 처음으로 3조원을 돌파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 하락 탓에 2분기 순이자마진(1.73%)이 전분기 대비 0.03%p 줄었으나 비이자수익의 성장이 이를 상쇄했다"며 "주가지수 상승, 원·달러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기타영업손익 등도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역시 비이자이익이 크게 늘었다. 신한은행의 2분기 비이자이익은 전분기 대비 131.5% 급증한 4281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수수료이익(3147억원)은 22.3% 증가했고, 주식시장 회복과 외환시장 안정이 맞물리면서 유가증권·파생손익도 개선됐다.
자산관리·외환·IB·글로벌 실력으로 결판
시장 안팎에선 하반기 전략에 따라 연간 리딩뱅크 타이틀이 뒤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자이익 성장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비이자이익 강화와 충당금 관리 역량이 승부를 가를 핵심 요소로 꼽힌다. 단순한 수익 창출력보다 '실적의 질'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얘기다.
은행별 리스크 대응전략도 희비를 가를 변수다. 신한은행은 올해 2분기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반영한 만큼 하반기에는 일정 부분 비용 여력이 생길 수 있지만, 기업 부실이나 대외변수가 재차 확대될 경우 재정비가 필요하다. 국민은행 역시 외화조달 환경과 투자자산 변동성 등에 따라 실적의 방향성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신한은행은 은행권 최고 수준의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본배분과 비용을 효율화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신한은행의 상반기 누적 글로벌 순이익은 40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억원이나 증가했다. 인도 크레딜라 지분법손익을 포함할 경우 전체 순이익은 4167억원으로 불어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베트남 및 일본 시장의 현지화 전략, 선진금융시장에서의 IB 및 기업금융 강화, 이머징 아시아 시장에서의 지분투자 및 제휴 등 경제환경에 차별적으로 대응하며 실적 증가에 기여했다"며 "글로벌 경기 변동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이익 기반 확보를 위해 우량 자산 위주의 조기 자산성장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인하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강화에 따라 두 은행 모두 순이자마진 하락 압력을 받는 상황"이라며 "충당금 적립 여력과 더불어 자산관리, 외환, IB, 글로벌 부문 등에서 안정성과 성장성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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