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계열 건설사들 부러움 사는 롯데건설···이유는

레고랜드發 자금경색에 그룹 계열사들 전방위 나서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홈쇼핑 1조이상 수혈

중견그룹 건설사 "계열사 조단위 단기 차입 부럽다"

"중견건설, 그룹지원 언감생심···롯데건설 위기 기우"

"(자금 경색 상황에서) 그룹 계열사들로부터 긴급 현금 수혈을 받는 등 그룹의 든든한 후원을 받을 수 있는 롯데건설은 오히려 (우리와 같은 중견그룹 계열 건설사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입니다. 롯데그룹은 위기시 계열사들 끼리 서로 자금을 융통해 주는 등 현금을 주고 받으면서 돕는 사례가 적지 않은 그룹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그런게 쉬운건 아니거든요. 자산규모가 100조원이 넘고 계열사가 100여곳에 육박하는 롯데그룹이니까 가능한 것이지요. 저희 같은 작은 중견그룹 건설사에선 (계열사간 현금 수혈은) 언감생심이지요. 딱히 좋은일은 아니겠지만 (롯데그룹 자금력을 감안하면) 롯데건설 유동성 위기는 '기우' 일수 있습니다."(A그룹 건설 계열사 고위 임원)

유동성 위기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롯데건설에 대해 일부 중견그룹 계열 건설사들이 오히려 부러운 듯한 시선을 보내 이목을 끈다. 글로벌 경제위기, 금리상승 기조, 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국내 경기침체로 건설사 줄도산 위기가 확산하고 있는데 롯데건설은 그룹 계열사들이 적극 나서 유동성 파고를 넘고 있다는 점에서 그룹의 든든한 지원이 동경의 대상이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롯데그룹의 경우 계열사 중 한곳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에 빠지면 다른 계열사들이 십시일반으로 나서 자금 수혈에 나서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번 사례도 마찬가지다. 롯데건설이 올해 레고랜드발 단기자금시장 경색에 따른 자금조달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케미칼에서 5000억원, 롯데정밀화학에서 3000억원, 롯데홈쇼핑에서 1000억원 등 계열사로부터 총 1조1000억원에 달하는 전방위적인 자금 수혈을 받으며 유동성 위기를 견뎌내고 있다.

회사채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롯데건설이 회사채 시장에서 2500억원 조달에 사실상 성공(회사채 완판)한 것도 그룹 주력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이 지급보증에 나섰기 때문이란 분석이 유력하다. 앞선 글로벌 금융위기 등 위기 상황일 때마다 롯데그룹은 계열사들끼리 자금을 주고받으며 위기 상황을 극복한 전례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계열사간 자금 수혈이 가능한 이유는 롯데그룹의 몸집 규모가 대변해준다. 롯데그룹 자산규모는 120조원이 훌쩍 넘고 그룹 계열사 수도 100여곳에 육박한다. 계열사간 위기시 상호보완이 가능한 구조다. 이번에 롯데건설의 경우 계열사간 자금 수혈도 특별할 게 없다는 게 일부 업계의 반응. 특정 계열사가 자금흐름이 안 좋을 땐 롯데그룹 내에서 늘 해왔던 관례정도로 보면된다는 뜻. 반면 중견그룹 계열 건설사들이 봤을 땐 언감생심이다. 수조원에서 십수조원 정도 자산규모를 보유한 중견그룹사들의 경우 롯데건설 수준의 차입 거래는 상상하기 어렵다는 의미에서다. B그룹 건설 계열 관계자는 "(계열사간 수천억원에 이르는 자금 지원은)롯데그룹 롯데건설이니까 가능한 이야기다. 작은 계열사들이 모인 중견 그룹에선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우리가 롯데그룹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건설은 그룹 계열사에서 빌린 차입금의 조기 상환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롯데정밀화학으로부터 빌렸던 대여금 3000억원을 최근 모두 상환했고, 정밀화학 외 롯데케미칼과 우리홈쇼핑으로부터 융통한 차입금도 조기 상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