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DLS 고객자산 모니터링 ‘책임 주체 없어’금감원 “관련 모범규정은 금투협의 자율규제···규정 어겨도 제재권 없다”금투협 “금감원이 일 떠넘긴 꼴···상시 모니터링은 실시 안해”금융위 “자율규제 업무 이관 논의한 적 없다”
특히 투자자보호에 관한 업무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서 서로 떠넘기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ELS, DLS “투자자 보호”어디에 문의해야 하나요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금감원은 헤지자산 운용의 건전성 확보, 리스크관리 강화 등의 내용도 포함한 업계 공통의 내부통제기준 및 ‘ELS·DLS 발행·운용 모범규준’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60조원이 넘는 ELS, DLS 시장의 고객 자산 보호가 시급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특히 몇몇 운용사가 고객자산과 증권사 고유자산을 구분 없이 운용하고 있다는 점이 개선 사항으로 꼽혔다.
현재 ‘ELS·DLS 발행·운용 모범규준’는 금투협의 자율규제에 따라 '파생결합증권의 발행 및 운용에 관한 모범규준로 규정돼 있다.
모범규준에 따라 각 증권사는 파생결합증권 및 헤지자산 현황을 일별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올해 3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모니터링 내용에는 증권사 고유자산과 고객자산이 분리돼 안전하게 운용되고 있는지 여부가 담겨져 있다.
문제는 사전 규제를 통해 투자자 보호를 해야 하는 이 장치가 제대로 운용되기 않고 있다는 점이다.
얼마 전 동양사태가 터졌을 당시 두 기관은 서로 자기의 관할 업무가 아니라며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금감원은 사건 발생 이후 특별점검에 나섰지만 금투협의 자율규제본부에서는 이와 관련해 조사 등의 업무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금투협 관계자는 “시스템 구축 이후 관련 사항에 보고 받은 바는 없다”며 “금감원이 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ELS, DLS에 대해 특별 점검을 실시한 금감원에서도 뚜렷한 답은 없었다.
‘증권사 ELS, DLS 자산 운용이 안전하지 않으면 어떡하나’는 질문에 금감원 관계자는 “금투협의 자율규제이기 때문에 금감원이 나서서 해결할 수 없다”며 “상시 모니터링이 보다는 동양증권처럼 큰 사건이 발생했을 땐 사태 파악을 위한 조사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 떠맡았다는 금투협 “자율규제본부”···업무 이관은 안되나?
금투협은 금감원이 ELS, DLS 고객자산 보호 책임을 금투협으로 떠넘기고 있다는 입장이다.
금투협 자율규제본부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하기 힘든 규제를 금투협으로 떠넘기기 하는 것이다”며 “처음부터 이를 규제하기 힘들었던 금감원이 금투협으로 자산 분리 문제를 넘긴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기본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것은 증권사 고유의 권한이고 이에 대한 법적 규정이 없기 때문에 금감원이 이를 감독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ELS, DLS는 기본적으로 증권사 스스로가 발행하는 무담보 사채와 같은 것으로 이를 이용해 모은 자산에 대한 운용방식을 제재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ELS, DLS 투자자보호에 대한 떠넘기기는 금투협 내부에서도 발생했다.
자율규제본부는 이 문제에 대해 “파생증권서비스본부에서 담당하고 있다”며 “내부 세칙과 자세한 사항 등을 자율규제에서 모두 관리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파생증권서비스본부 측의 말은 다르다. 관련 사항이 자율규제업무임으로 파생증권서비스본부의 소관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파생증권서비스본부 관계자는 “이는 자율규제본부에 문의해야하는 사항이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투자자보호의 기능을 하고 있는 금투협의 자율규제권한을 금감원 등의 정부기관으로 옮겨야 한다고 지적한다. 강제성을 부여하지 않고는 투자자보호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금융위원회에서는 논의 조차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금융투자업은 전통적으로 자율규제의 부분이 큰 영역이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일괄적인 규제보다 유연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율규제 문제가 예전부터 제기되고 있지만 이를 이관하는 것보다 보완하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지은 기자 pje88@
뉴스웨이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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