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포매니악’은 두 살 때 이미 자기 성기의 센세이션한 느낌을 발견한 여인 ‘조’의 남보다 더 다양하고 많은 섹스 경험에 대한 얘기를 그린 사상초유 섹스버스터다. ‘섹스’란 파격적이고 도발적인 소재를 갖고 자극적이기 보다는 서정적이고 감성적으로, 또한 유머러스하면서 깊이 있는 얘기로 그려내 많은 영화 팬들에게 극찬을 받고 있다. ‘풍부한 감성으로 완성된 예술의 절정’이라 호평이 쏟아지는 가운데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선택한 여배우들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어 화제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작품 속에서 여성을 괴롭힌다’는 일부의 인식과 달리 전작 ‘멜랑콜리아’ ‘안티크라이스트’ ‘어둠 속의 댄서’ 등의 영화들로 주연 배우인 커스틴 던스트, 샤를로뜨 갱스부르, 비요크에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겨줄 만큼 여배우의 매력을 최대치로 이끌어낸 감독이다. 이런 장점은 ‘님포매니악’을 통해서도 여지없이 드러난다. 영화에 등장하는 4명의 여배우 샤를로뜨 갱스부르, 우마 서먼, 스테이시 마틴, 미아 고스는 각기 다른 색채의 개성을 보여주면서 영화 속에서 최상의 매력을 발휘한다.
무채색의 화려함 ‘샤를로뜨 갱스부르’
샤를로뜨 갱스부르는 영국 출생의 프랑스의 대표 여배우로 프렌치 시크의 아이콘이자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연기파 배우다. ‘님포매니악’에서 여자 색정광 ‘조’의 역할을 맡아 다시 한 번 혼신의 열연을 펼친다. 영화 ‘안티크라이스트’ ‘멜랑콜리아’에 이어 ‘님포매니악’으로 라스 폰 트리에 감독과 세 번째 호흡을 맞추며 그의 뮤즈로 떠올랐고, 2009년 ‘안티크라이스트’로 제62회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에 대해 “그는 미스터리한 사람이고 저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어요. 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말이죠. 이 영화를 함께한 건 제게 많은 변화였어요”라며 소회하는 한편, 관객들이 영화에 녹아 있는 감독 특유의 유머를 느끼기를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화이트의 눈부심 ‘스테이시 마틴’
‘님포매니악’의 수확이자 관객들에게 가장 강렬함으로 다가올 배우는 바로 스테이시 마틴이다. 1991년생으로 패션모델로 활동하다 ‘님포매니악’으로 스크린에 처음 등장한 스테이시 마틴은 전라 노출과 수많은 베드신에도 불구하고 순수하고 맑은, 깨끗하고 청초한 묘한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오디션을 통해 샤를로뜨 갱스부르를 연상시키는 스테이시 마틴의 우아한 이미지에 매료돼 연기 경력이 없는 그녀를 어린 조 역할로 파격 캐스팅했다. 그야말로 가장 파격적이고 인상적인 데뷔작이 아닐 수 없다.
옐로우의 존재감 ‘우마 서먼’
최근 타란티노 감독과의 열애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우마 서먼은 ‘님포매니악’에서 단연 최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주인공 ‘조’가 만났던 수많은 남자 중 한 명이었던 H의 부인으로 출연한 우마 서먼은 울었다가 웃었다가, 비아냥거리다가 폭력적으로 돌변해 난동을 피우는 등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 극단적인 감정의 변화를 오가며 영화에서 가장 액티브하면서 또한 가장 코믹한 독무대를 연출한다. 우마 서먼은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출연 제의 전화를 받자마자 출연을 수락했는데, 사실 출산 직후라 연기에 복귀할 생각이 없었지만 7, 8장이나 되는 독백장면이 있는 역할을 보는 순간 배우로서의 불타는 연기혼을 잠재울 수가 없었다고 전한다.
투명에 가까운 블랙 ‘미아 고스’
1993년생, 브라질과 영국의 혼혈로 이국적이면서 독특한 마스크와 중성적이고 개성 있는 매력을 장점으로 여러 브랜드의 런웨이에 오른 모델 출신이다. ‘님포매니악’에서 백지에 가까운 어린 소녀의 모습에서 그 누구보다도 당돌하고 치명적인 여인의 모습까지 입체적인 역할을 소화해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낸다. 특히 이 작품으로 샤이아 라보프와 연인이 돼 공개 데이트를 즐기는 등 과감한 행보로 전 세계 언론과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영화를 관람한 이동진 평론가는 “파격적인 성애 장면들과 인상적인 에피소드가 넘쳐난다. 지금까지 라스 폰 트리에를 무척 좋아하면서도 유머 감각만은 형편없다고 생각해왔는데, ‘님포매니악 볼륨1’은 일종의 블랙코미디로서 흥미롭게 웃기다”라고 평했고, 허지웅 평론가는 “라스 폰 트리에의 무신경한 날카로움에 겁에 질린 관객이라면 걱정을 거두어도 좋다. 난해하지 않은 서사와 유쾌한 농담들, 심지어 종종 귀여운 상황들까지 어울려 완성된 연작의 근사한 도입부. 폭풍우처럼 휘몰아 닥칠 2부를 대비한 준비운동 같은 영화”라며 극찬했다.
관객들 역시 배우들의 열연에 감탄하고 위트 넘치는 대사에 박장대소하며 ‘19금’이 다가 아닌 영화로 인정하고 있다. “지나치게 거침없어서 야함을 즐길 틈도 없다. 이야기 하는 자, 듣는 자 모두 범상치 않은, 관객을 제압하는 힘이 있는 강렬한 영화” “인간의 여러 감정들이 모두 담긴 영화” “뚜껑 열기 전부터 말이 많은 영화였지만 생각보다 덜 자극적이지도 더 음란하지도 않았다. 알던 배우들의 모르던 모습도 쏠쏠한 재미!” “무삭제지만 29금을 넘나든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놓고 보았을 때 그 정도로 야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게 포인트. 그래서 흥미롭다. 19금적인 노출만 기대하고 갔다가 그녀의 얘기에 더 매료돼서 돌아올 것!” “이보다 엉뚱하고 기발하고 요상한 영화가 있을 순 없다”라며 만족을 표했다. 특히 ‘볼륨1’을 본 후 ‘볼륨2’가 더욱 보고 싶다며 높은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여자 색정광의 파란 만장한 섹스 경험을 통해 상상하지 못한, 상상했어도 그 이상을 보여줄, 전 세계를 발칵 뒤집은 최고의 화제작 ‘님포매니악 볼륨1’은 지난 18일 개봉 후 상영 중이며, ‘님포매니악 볼륨2’는 다음 달 3일 개봉한다.
김재범 기자 cine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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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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