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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면세점업계...’입찰 연기·무산설’에 곤혹

요동치는 면세점업계...’입찰 연기·무산설’에 곤혹

등록 2016.11.28 16:42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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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특혜 의혹 불거져롯데·SK·현대는 입찰 무산 안 된다는 입장롯데, 글로벌 면세점 1위 목표에도 차질SK, 면세점 공백 장기화 시 부활 가능성 낮아“무분별한 의혹 부풀리기 지양” 목소리현대백화점은 면세점 진출 좌절 위기관세청은 “일정 예정대로” 방침 고수

롯데 월드타워와 워커힐 스파 리조트. 사진=각사 제공롯데 월드타워와 워커힐 스파 리조트. 사진=각사 제공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로 올 연말로 예정된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추가 선정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면서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의 특혜, 내정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입찰을 예정대로 강행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최소한 입찰 연기, 더 나아가 무산까지도 가능하지 않겠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일각에서는 수사 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를 예단해 성급하게 결정하는 것은 오히려 혼란과 기회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또 이번 입찰이 특혜, 내정 등의 의혹으로 무산될 경우 수년 내 특허 추가는 없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번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에 참여한 5개사 중 반드시 면세점을 부활시켜야 하는 롯데와 SK네트웍스, 신규 진출을 노리는 현대백화점그룹의 경우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입찰 연기 또는 무산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으나 예정대로 프레젠테이션 심사를 준비하고 있다. 다음달 중순까지로 예정돼 있는 면세점 입찰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관세청의 방침에 아직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롯데는 세계 1위 면세사업자를 목표로 하고 있어 연매출 5000억원을 올리던 월드타워점의 부활이 절실한 상황이다. 여기에 내년 초 월드타워의 정식 개장을 앞두고 있는 만큼 면세점이 꼭 필요하다.

SK네트웍스도 내년부터 독자 브랜드로 운영할 워커힐 호텔을 국내 관광 랜드마크로 키우기 위해 면세점을 다시 유치해야 한다. 이미 보세창고와 신규 물류시스템을 두산에 넘긴 만큼 이번 입찰이 연기 또는 무산돼 면세사업 부활이 장기화 할 경우 리스크가 점차 커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양사는 검찰 수사에서 불거진 의혹들이 사실로 비치거나 더 부풀려질 가능성에 대해 크게 경계하고 있다.

롯데와 SK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자금을 출연한 데 이어 총수들이 대통령과 독대한 후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가 추가되는 등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검찰로부터 압수수색도 받았다.

롯데와 SK는 재단 기금 출연에 대가성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두 그룹은 지난해 10월 미르재단 출연금 모금에 참여했으나 오히려 다음달인 11월에 진행된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심사에서 각각 월드타워점과 워커힐면세점의 사업권을 잃었다. 돈을 내고 특혜를 얻으려고 했다는 의혹의 핵심부터 맞지 않는 셈이다.

또 SK는 지난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을 독대한 후 80억원의 재단 추가 지원 요청을 받았으나 거절했기 때문에 특혜 논란과 무관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롯데는 이미 지난 5월 그룹 정책본부와 면세점 등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으나 당시에도 면세점과 관련한 의혹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강조 중이다.

롯데와 SK뿐만 아니라 면세점 사업 진출을 노리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상황도 절실하다.

현대백화점의 경쟁사인 롯데와 신세계는 백화점·마트·면세점·홈쇼핑·편의점·온라인몰 등 국내 현존하는 유통채널을 모두 갖고 있다. 반면 현대는 마트, 편의점은 물론 유통업계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면세점 사업도 없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7월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도전해 면세점 진출을 노렸으나 고배를 마셨다. 이어진 11월 입찰에는 “다른 사업자의 사업권을 뺏는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불참했다.

이번 입찰이 무산된다면 면세점 사업자 선정 자체가 각종 의혹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특허 추가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현대백화점의 면세점 진입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면세점 사업권을 반드시 획득해야 하는 현대백화점으로서는 이번 입찰 무산이 큰 위기인 것이다.

반면 지난해 입찰에서 신규 서울 시내 면세점을 획득한 호텔신라와 신세계는 입찰 연기 또는 무산설에 침착한 상황이다. 두 회사는 올해 초 특허가 추가되는 것에 반대했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의 특혜 논란이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지만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의혹을 부풀리기만 한 정부 책임도 크다”며 “심사 과정을 투명하게 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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