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접종 속도 붙자 일제히 급락세씨젠 고점 대비 66%↓...매출 둔화 불가피체외진단은 유망시장...제품 다각화가 관건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국내 대부분의 진단키트주들이 하락 마감했다. 엑세스바이오(-10.50%)와 수젠텍(-10.82%)은 두 자릿수 하락 폭을 기록했고 씨젠(-2.77%), 마크로젠(-1.22%), 휴마시스(-2.56%), 피씨엘(-8.09%), 퀸타매트릭스(-1.50%), 바이오니아(-2.02%) 등도 모두 약세였다.
진단키트 대장주 씨젠은 최근 들어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다. 4월 19일 20만9400원에 마감한 씨젠은 연일 하락한 끝에 지난 24일 7만1000원까지 떨어졌다. 주가는 고점 대비 66%나 급락했고, 시가총액(3조6610억원)도 2조원 이상 증발했다.
이달 11일 7만6200원까지 치솟았던 피씨엘도 고점 대비 40% 가까이 떨어지며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상장된 퀸타매트릭스도 올해 초 3만원을 돌파한 뒤 연일 급락을 거듭했고, 최근엔 1만3000원대까지 내려왔다. 수젠텍과 엑세스바이오 역시 급등락을 반복하며 롤러코스터를 타는 모습이다.
진단키트주들은 지난해 3월 저점 이후 코로나19 확산세를 타고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씨젠이 매출액 1조클럽에 가입하는 등 진단키트 판매 실적이 날아올랐기 때문이다. 씨젠은 올해 1분기에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0%, 388%씩 급증하며 시장 기대치를 충족했다.
문제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모멘텀이 약해졌다는 점이다. 누적확진자가 3300만명에 육박하는 미국은 성인의 절반 가량이 코로나19 백신을 완전 접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CN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11개월 만에 3만명 밑으로 내려갔다.
하루에 500~600명 수준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우리나라도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는 총 386만명(24일 기준)으로, 7%대의 접종률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6월 말까지 1300만명 이상 백신을 접종하고 9월 말까지 접종대상 국민 전원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 접종에 속도가 붙으면서 국내 체외진단 기업들의 진단키트 수출량은 지난 4월 정점을 찍은 후 감소세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진단키트 공급부족으로 수출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최근엔 기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따라서 국내 진단키트주들의 향후 주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수익구조를 얼마나 다각화하느냐에 달려 있다. 대부분의 체외진단 기업들은 매출에서 코로나19 진단키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에 현재 실적을 지속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진단키트의 뒤를 잇는 강력한 제품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향후 주가 부양은 쉽지 않다는 뜻이다.
다만 체외진단 시장에 대한 전망은 매우 밝다. 마켓앤마켓의 시장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체외진단 시장은 2018년 681억달러(약 76조원)에서 2023년 879억달러(약 99조원)로 연평균 5.2%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지속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분자진단, 면역화학진단, 현장진단 수요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지민 나이스평가정보 연구원은 “인간의 건강과 관련된 체외진단은 질병 예측 수요 증가로 지속성장이 전망되고 있다”며 “체외진단 산업은 제약과 연계된 다국적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나 신규 벤처기업이 진입하기 쉬운 블루오션이며, 제품의 유용성을 인정받으면 오랜기간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유망 바이오 분야인 체외진단은 각국에서 기술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국내 또한 다양한 정부 지원책이 마련되고 있다”며 “현재까지 확실한 진단제품이 시장에 부재한 질병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한다면 이로 인한 고성장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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