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 공모, 현대·롯데카드 사모 신종자본증권 발행 후순위성 대부분···신용등급 낮게 책정되고 금리 높지만자본으로 인정···자본 적정성 지표 '레버리지배율' 낮추기 용이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국내 여신전문금융회사 최초로 공모방식을 통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다. 발행 금액은 최대 2500억원 이내이고 발행 금리는 수요예측일 기준 5년물 국고채 금리에 적정 스프레드를 가산해 결정된다. 발행 만기는 최초 30년이며 발행사의 결정에 따라 5년 후에 콜옵션을 행사해 조기 상환하거나 30년 단위로 만기 연장도 가능하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3월 마지막 주에 증권신고서 제출 및 수요예측 등 절차를 진행하고 4월 초 발행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공모를 통한 신종자본증권 발행 시도는 KB국민카드가 처음이다.
KB국민카드는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조정자기자본비율과 레버리지배율이 올해 말 기준 각각 약 17.6% 및 약 5.8배 수준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 2월 사모 시장을 통해 신종자본증권 1400억원을 발행했다. 금리는 5.56%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현대카드의 조정자기자본비율 및 레버리지는 각각 16.8%, 6.0배다. 롯데카드 역시 최근 사모 시장에서 17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표면이자율은 연 6.2%다. 롯데카드의 레버리지배율은 지난해 9월 말 7.1배 수준이었으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6배 진입이 예상된다.
카드사들은 여전채·CP·ABS 등으로 자금을 조달해 왔다. 이 조달 방식은 변제 순위가 신종자본증권보다 앞에 있어 금융비용 부담이 적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 비용이 늘자 레버리지배율을 조절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으로 조달 수단을 다변화하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 성격을 동시에 지닌 '하이브리드 채권'이다. 청산 시 원리금 상환 순위가 후순위성이 많아 선순위 채권보다 신용등급이 낮게 책정되고 금리가 높은 편이다. 그러나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된다는 것이 이점이다. 일반 채권과 달리 일정 부분 자본으로 인정되는 만큼 신종자본증권으로 자본을 확충하면 레버리지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여전채의 경우 부채로 인식되는 만큼 발행량에 맞게 자본을 확충하지 않으면 자본 대비 총자산 수준이 증가해 레버리지배율이 확대된다.
카드사들이 신종자본증권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레버리지배율은 카드업계의 자본 적정성을 파악할 수 있는 핵심 지표다. 총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부채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레버리지배율이 낮을수록 타인자본 의존도가 낮은 것으로 손실 완충력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무리한 외형 확대 위주의 경영을 방지하기 위해 레버리지배율 한도를 8배로 제한하고 있다. 다만 직전 1년간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금으로 지급한 경우에는 7배로 제한해 레버리지 한도를 사전 관리하도록 했다.
이에 카드사는 신종자본증권을 활용해 레버리지배율을 낮추는 시도를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레버리지배율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자금 조달 방식을 선택할 때 어떤 조건이 가장 유리한지를 따져보고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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