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빠졌지만 지원 규모 2배로금융·인프라부터 세제 지원도 포함AI 반도체 대응에 활용할 것으로 전망
2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3일 약 26조원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 종합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지원안은 저금리 대출, 펀드 등을 통한 금융지원 18조1000억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도로·용수·전력 등 인프라 지원 2조5000억원, 연구개발(R&D) 및 인력양성 투자 5조원 등을 골자로 한다. 특히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도로·용수·전력 등 인프라 지원은 정부가 맡기로 했다. 산단 개발 착공에 소요되는 기간도 절반으로 단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세제 지원 방안도 담겼다. 올해 말 일몰 예정인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적용기한을 연장하고 R&D 세액 공제 적용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미국, 일본 등 글로벌 국가들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막대한 보조금을 쏟아부으면서 기대됐던 보조금 지원은 빠졌다. 다만 당초 예상됐던 지원 규모인 10조원에 비해 두 배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정부의 이 같은 발표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는 환영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정부의 이번 발표로 기업들도 활용 방식을 고심할 전망이다. 이들은 아직 구체적인 활용방안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AI 반도체 시대가 도래한 만큼 이와 관련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역시 AI 대응 전략에 속도가 붙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AI 반도체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 개발과 함께 마하 1을 개발 중이다. 최근에는 마하 개발을 전담할 팀도 새로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사실상 HBM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에 우위를 빼앗긴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HBM 최대 고객인 엔비디아를 아직 뚫지 못한 반면 SK하이닉스는 HBM3E(8단)을 이미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다. HBM 시장에서 만큼은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를 뛰쫓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가 이 같은 판도를 뒤집을 묘수로 꼽히는 게 바로 마하1이다. 마하1이 처음 언급된 것은 지난 3월 말 열렸던 주주총회에서다. 당시 DS(반도체)부문장이었던 경계현 사장은 "AI 시대에는 컴퓨트와 메모리가 대규모 결집한다"며 "그러나 현존하는 AI 시스템은 메모리 병목으로 성능 저하와 파워 문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프로그래머블칩(FPGA)으로 마하1의 기술 검증이 끝나 시스템온칩(SoC) 디자인을 하고 있다"며 "연말에 칩을 만들어 내년 초에 저희 칩으로 이뤄진 AI 시스템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와 공동 개발 중인 마하1은 기존 AI 칩 대비 메모리 처리량을 8분의 1로 줄이고 8배 파워 효율을 갖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마하1이 HBM도 필요 없는 AI 가속기로 삼성전자가 AI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빼앗아 올 수 있는 게임체인저로 부상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또 다른 관건은 정부 지원 방안 추진을 위해서는 여야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다만 야당 역시 지난 총선에서 반도체 부문을 첨단전략 산업으로 적극 육성하겠다는 공략을 내세웠던 만큼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2나노 이하 공정 기반 시스템반도체와 첨단패키징 지원 강화 ▲팹리스 기업 육성 ▲반도체 소부장 중소기업과 대기업 협력 강화 등을 공약에 포함시킨바 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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