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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HLB發 '쇼크' 불구···국산 신약 세계 진출 '성큼'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HLB發 '쇼크' 불구···국산 신약 세계 진출 '성큼'

등록 2024.05.30 14:35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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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 쇼크 후 헬스케어 지수 하락국산 신약, 글로벌 블록버스터 '노크'증권가 "제약 산업 성장 필연적"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HLB의 '리보세라닙'이 FDA(미국 식품의약국)에서 CRL(보완요구 서한)을 수령하며 난항에 빠졌지만, '짐펜트라'를 비롯한 다른 국산 신약은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앞두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연내 성과가 뚜렷해질 국산 신약으로는 HLB의 '리보세라닙', 셀트리온의 '짐펜트라', SK바이오팜의 '엑스코프리', 유한양행의 '레이저티닙' 등이 언급됐다.

이중 HLB가 확신을 갖고 추진하던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이 지난 17일 FDA에서 CRL을 수령하며 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제약·바이오 업계 전반에 대형 악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올 정도였다.

실제 국내 대표 제약·바이오 73종목이 담긴 KRX 헬스케어 지수는 HLB그룹주가 하한가를 기록했던 지난 17일부터 29일까지 8.31%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업계 '대목'으로 불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 학술대회 개막 모멘텀도 맥을 못 추는 기세였다.

투심 악화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제약·바이오 업계 회복이 기대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앞서 언급된 국산 신약 중 리보세라닙을 제외한 다른 세 신약에 대해서는 긍정적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지난 3일 미국에서 출시된 셀트리온의 피하주사(SC)제형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는 미국 출시 첫해인 올해 매출 목표액(가이던스) 5000억원을 제시했다. 셀트리온은 향후 매출 목표치를 4조5000억원으로 잡고 있다. 내년 미국과 유럽에서 합산 매출 1조원을 넘어선다는 목표가 달성되면 국산 신약으로서는 최초로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등극한다.

짐펜트라는 지난 4월 미국 2위 PBM인 익스프레스 스크립츠(Express Scripts)에 선호의약품 등재를 완료했고 연내 2곳의 주요 PBM과 계약을 완료할 전망이다. 3분기 본격 처방에 나서며 높은 약가를 통한 고마진 상품으로서 하반기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셀트리온 실적도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번 DDW 학회(세계 최대 소화기학회)에서 진행했던 짐펜트라 제품 설명회는 지난 21일 오후 1시에 진행돼 비교적 학회 마지막 날 오후 세션에도 불구하고 참석자가 많아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현지에서 예상보다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 설명했다.

권혜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짐펜트라는) 투여의 편의성은 기본, 안정성과 유효성까지 높이면서 IBD(염증성 장질환) 치료제 시장의 핵심 제품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라면서 "밀착 마케팅 전략과 광고(3분기 예정)가 시작되면서 시장성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SK바이오팜에 따르면 엑스코프리의 올 1분기 미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8.6% 늘어난 90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미국 출시된 엑스코프리는 매분기 꾸준히 매출 성장을 이루고 있다. 엑스코프리 미국 매출만으로도 BEP(손익분기점) 수준에 도달하며 SK바이오팜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연간 흑자 전환을 달성하고 영업이익 성장을 이룰 것이란 분석이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처방건수가 선형으로 증가하고 있어 FY24 엑스코프리 미국 매출 가이던스(3~3.2억달러) 달성 가능성은 높은 상태이며, 두 건의 신사업 전략이 연내 공개될 전망"이라며 "엑스코프리에 이은 두 번째 상업제품 도입도 연내 완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엑스코프리는 올 하반기 브리비액트의 점유율을 넘어서면서 일반 신경과 전문의에 대한 침투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매출액은 전년대비 50% 성장한 406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내년에서 내후년 사이에는 엑스코프리의 적응증 확대를 통한 매출확대도 추진 중"이라면서 "올해에도 미국시장에서의 엑스코프리 고성장이 지속되고, 유럽시장 등 글로벌시장으로 매출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유한양행의 레이저티닙은 이미반타맙과 병용요법으로 FDA 우선심사 중이다. 승인여부는 늦어도 8월 하순에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J&J(존슨앤드존슨) 자회사인 얀센에 12억6000만 달러(당시 환율기준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레이저티닙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2020년엔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6500만 달러(약 723억원)를 추가로 수령했다. 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이 미국과 유럽, 중국 등에서 신약 허가를 받을 경우 추가로 마일스톤이 유입될 예정이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PDUFA는 8월 22일로 예상되며 올 3분기에 미국 시장 출시, 유한양행의 출시 마일스톤 수령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올해 렉라자(레이저티닙) 매출액은 1107억원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렉라자가 1분기 국내에서 136억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며 아직은 뚜렷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지 못하지만 신규 환자와 아미반타맙 병용요법 승인 시 회사가 올해 제시한 1000억원의 판매치 달성은 아직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알테오젠이 MSD에 기술수출한 키트루다 SC 제형도 주목할 만하다.

알테오젠은 올초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원천 기술(ALT-B4) 라이센스 변경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 2020년 MSD와 쳬결한 ALT-B4 비독점 라이센스 계약을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에 한해 독점 라이센스 사용권을 부여하는 내용이다.

키트루다는 지난해 250억 달러 어치가 팔리며 글로벌 의약품 매출규모 1위를 기록한 제품이지만 오는 2028년 물질특허 만료가 예정되어 있다. MSD는 이에 대비해 SC제형을 준비하고 있다. 계약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알테오젠은 계약금(사이닝피) 2000만 달러에 더해 개발 마일스톤 등을 포함해 총 4억5200만 달러를 수령할 예정이다.

딘 리(Dean Li) 머크연구소랩 회장은 지난 어닝 콜에서 "저는 이것(키트루다 SC 제형)이 환자에게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따라서 SC제형은 아주 중요한 프로그램이며 환자와 PD-1에 대한 접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국산 신약이 하나둘 글로벌 블록버스터의 문을 두드리며 제약·바이오 업계 전반의 성장을 예측하는 의견도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29일 '헬스케어 골드러쉬, 인구 구조와 부의 대전환'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제약 시장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고성장했으나, 지난해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의 감소로 전체 시장이 소폭 감소했다"며 "올해 들어 성장궤도 정상화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한국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고령화를 주도하고, 베이비부머 세대의 최대 관심사는 헬스케어로 자산 대부분이 건강관리에 사용될 것"이라면서 "이들이 헬스케어 비용을 지불하고 나면, 자녀의 상속 재산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했다. 고령화 시대를 맞이해 헬스케어 산업은 꾸준히 성장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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