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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손태승 사태에 거취 압박 받는 임종룡···조기 사퇴론 불붙나

금융 금융일반

손태승 사태에 거취 압박 받는 임종룡···조기 사퇴론 불붙나

등록 2024.09.06 19:35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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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우리금융 경영진 책임론 재차 언급에 부담감↑ 금융권 "이복현 메시지 명확···임기 완주하기 힘들 것"임종룡·조병규 동반사퇴론도 솔솔···"입지 좁아졌다"

우리금융그룹에 대한 금융당국의 압박이 거세지며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조기 사퇴론에 점차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우리금융 현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며 사실상 우리금융 경영진이 이 같은 압박을 견디기 힘들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의 부당대출 의혹이 처음 불거질 때만 해도 모피아 출신 임 회장에게까지 직접적인 영향이 갈 것이란 예상이 적었으나 한 달 만에 분위기가 반전된 것이다.

이복현, 우리금융 이사회까지 언급···3차 경고 날렸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에 대한 금감원의 압박 강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금감원은 부당대출 사태가 벌어진 뒤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현장 조사를 실시한 데 이어 내년 예정된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정기 검사도 다음 달 초로 앞당겼다.

손태승 사태에 거취 압박 받는 임종룡···조기 사퇴론 불붙나 기사의 사진

여기에 더해 이 원장은 지난달 20일부터 매주 우리은행 경영진에 날 선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달 20일 열린 임원 회의에서 "우리금융이 보이는 행태를 볼 때 더는 신뢰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서도 "엄정한 잣대로 감독업무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후 지난달 25일 방송 출연을 통해서도 "(부당대출 건이) 제때 보고가 안 된 건 명확하기 때문에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새로운 지주 회장·은행장 체제가 1년 넘게 지속됐는데 이러한 수습 방식은 과거의 구태를 반복하는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이후 임종룡 회장이 "조사 혹은 수사 결과가 나오면 저와 은행장을 포함한 임직원은 그에 맞는 조치와 절차를 겸허하게 따르겠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으나 이 원장은 지난 4일에도 우리금융 경영진에 대한 질타를 이어갔다.

이 원장은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금융이) 발본색원 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든다. 현 경영진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거듭 우리은행 때리기에 나섰다.

특히 이 원장은 이날 "직접적으로 책임을 묻는 것은 이사회와 주주의 몫"이라고 언급해 이사회에 향후 경영진 거취에 대한 시그널을 준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금융권 '조기 사퇴'에 무게···"버텨도 리더십 타격"


금융권에서는 현재 상황을 임 회장이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여러 변수가 존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임기 완주까지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나 당장 보험사 M&A와 임원 제재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한 결정을 내리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임 회장이 공들여온 M&A 작업을 마무리 짓고 향후 거취를 결정지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임 회장은 우리금융그룹의 숙원이었던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위해 올해 10년 만에 증권업에 재진출했으며 현재 생보사 인수를 통해 보험업 진출 또한 앞두고 있다. 단 부당대출 사태가 터진 뒤 금감원이 우리투자증권 출범 과정부터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과정까지 들여다보겠다고 밝히며 향후 사업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복현 원장의 메시지가 주는 시그널은 명확하다. 하지만 임 회장이 현 상황에서 조기 사퇴를 결정하면 커리어에 큰 불명예가 되는 만큼 현재 진행 중인 보험사 인수 절차를 마무리 짓고 사퇴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 경우 우리금융에 증권·보험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지금까지 임 회장의 행보를 보면 현재 상황을 수습하지 않고 사퇴를 결정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며 "아직 징계 등 관련 결정이 나오지 않은 만큼 결과가 나오면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거취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번 사태로 연말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사퇴하고 임 회장만 임기를 이어갈 경우 리더십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더군다나 조직에서는 임 회장의 연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마지막 1년은 내부적으로 레임덕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반대로 임 회장이 거취에 대해 빠른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이르면 추석 명절 전후로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둔 조 행장과 임 회장의 동반 사퇴론도 거론되고 있다. 조 행장의 경우 연임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임 회장도 함께 사태의 책임을 지고 회장 자리를 내려놓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임 회장이 재차 사과 메시지를 발표했음에도 이 원장이 지난 4일 우리금융에 강한 비판 목소리를 낸 것이 사퇴론에 쐐기를 박은 것 같다"면서 "더군다나 정기검사에 우리투자증권, 생보사 M&A까지 금감원의 눈치를 봐야 하는 만큼 임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입지는 더 좁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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