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에 104% 관세 폭탄위안화 가치 하락 동조화 원·달러 추가 상승 불가피
9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0.9원 상승한 1484.1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1484.0원에 출발한 환율은 장중 1488.0원까지 오르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6일(1597원) 이후 최고점을 갈아치웠다.
원·달러 환율의 급등세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시행과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작용한 결과다. 미국 행정부는 지난 5일 10%의 기본 상호관세에 이어 이날 0시 1분(현지시간)부터 80여개 국가에 대해 최고 50%의 국가별 상호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보복에 나선 중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기존 34%에서 84%로 인상했다. 중국은 이미 20%의 관세가 부과된 상태여서 최종 관세율은 104%에 달한다.
이에 중국은 맞대응을 선언하며 미국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며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은 세 차례에 걸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에 20개 이상의 표적 보복 조치를 발표했고, 34% 상호관세에도 똑같은 관세율로 대응하기로 했다.
미국과 중국 간 관세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0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위험통화인 원화는 추가 약세 압력을 받는 위안화와 연동돼 있어 상승 재료가 남아있지 않다는 분석이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이 장기화 될 경우 향후 환율 하락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미중 갈등 상황에서는 더더욱 원화 가치 절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트럼프 관세 정책 기조가 연초 예상보다 강경한 점을 고려하면 단기적인 변동성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고 1500원까지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넘어선다면 이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심리적 경계선이 깨졌음을 의미한다"며 "지금의 환율 상승은 수출 강화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오히려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을 키워 고용 위축, 기업 투자 악화 등을 통해 경기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pkb@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