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만 벌써 9건째···지난 22일 SK·포스코·LG 동시에노후 설비 등 원인 지적돼···대기업 안전불감증도 문제‘
22일은 그야말로 산업계엔 악몽의 날이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3곳에서 잇따라 안전 사고가 일어났다.
이날 오전 10시20분께 SK하이닉스 청주 1공장 M8라인 비메모리 반도체 제조공장에서 농도 1.8ppm의 염소 0.17g이 누출됐다. 이날 사고는 느슨한 가스 라인의 밸브를 수리하던 중 발생했다.
같은 날 오후 8시10분께는 포스코의 경북 포항제철소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났고, 오후10시25분께에는 반도체 웨이퍼를 생산하는 LG실트론 제2공장에서 불산이 섞인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LG실트론 제2공장에서는 지난 2일에 이어 불과 20여일만에 같은 사고가 재현됐다.
이밖에도 지난 14일에는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대림산업 화학공장에서 야간작업 중 폭발사고가 일어나 2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이달에만 대기업 공장의 안전사고 6건이 발생했다.
또한 지난 1월 웅진롤리실리콘의 염산 누출과 삼성전자의 불산 누출까지 올해에만 벌써 9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대형 공장의 안전사고가 잇따르자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공장 대부분이 노후화로 인한 시설교체 등의 작업 중 사고가 발생해 이에 대한 대책이 절실하다.
LG실트론의 불산 누출 사고는 반도체 부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긴 폐수가 지나가는 배관에 구멍이 원인이 됐다.
SK하이닉스의 염소 누출 사고도 노후 설비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폭발사고를 일으킨 대림산업 공장도 건설된 지 24년이나 지난 노후화된 시설이 문제가 됐다.
시설은 노후화되고 있는데 비용을 아끼기 위해 노후 설비를 제때 교체하지 않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보수를 소홀히 하는 것도 사고를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노후화된 설비를 주기적으로 교체하도록 의무화하는 법령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대기업의 안전불감증이 사고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포항제철소 용융로 폭발사고는 이틀 전부터 이상 징후가 나타나 사고 당일 오전까지 가동을 멈추고 있었다. 그러나 재가동하면서 결국 사고가 발생해 안전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사고 발생 후 소방당국에 신고조차 않고 자체 수습하다가 주민들의 신고로 사고 사실이 드러나면서 은폐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1월 불산 누출 사고를 일으킨 삼성전자도 사고 발생 26시간이 지나서야 사고 사실을 공개해 비난을 샀다.
대형 산업재해 사고가 잇따르면서 고용노동부도 산업현장의 사고 예방을 위한 관련 부서를 신설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사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산업재해 사고가 이어지면서 산업현장 안전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기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