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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K3 쿱, 무서운 ‘진짜 쿠페’의 등장

[NW시승기]기아차 K3 쿱, 무서운 ‘진짜 쿠페’의 등장

등록 2013.09.11 08:05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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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K3 쿱. 사진=기아자동차 제공기아자동차 K3 쿱. 사진=기아자동차 제공

‘문이 두 개 달린 차’라는 뜻의 쿠페(Coupe)는 왜건과 함께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유독 안 팔리는 차종 중 하나다. 쿠페 차종의 흥행 실패 요인은 그동안 선보였던 국산 쿠페 모델들의 면면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1990년 탄생한 ‘국내 첫 쿠페 모델’ 스쿠프를 비롯해 티뷰론, 투스카니, 제네시스 쿠페, 포르테 쿱, 아반떼 쿠페 등 수많은 쿠페 모델이 쿠페 마니아들을 설레게 했다. 그러나 역동적 디자인과 강한 가속 성능을 한꺼번에 만족시킨 모델은 안타깝게도 없었다.

그나마 2009년 등장한 포르테 쿱이 역동적인 디자인 덕분에 우리나라 쿠페 시장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포르테 쿱도 가속 성능 면에서 2% 부족하다는 평을 들었다.

최근 기아자동차가 4년 만에 내놓은 새로운 쿠페 모델 ‘K3 쿱’은 4년 전의 아쉬움을 어느 정도 만회했다는 평가를 줄 만하다. 역동적 디자인은 고급스러움을 덧입었고 새롭게 품은 1.6리터 터보 엔진은 폭발적 가속을 꿈꾸는 이들의 가슴을 치게 할 정도로 역동적이다.

기자가 K3 쿱 1.6 터보 모델을 시승한 구간은 양주 장흥유원지부터 파주 헤이리마을까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자유로로 연결된 편도 55㎞ 코스였다.

기아자동차 K3 쿱. 사진=기아자동차 제공기아자동차 K3 쿱. 사진=기아자동차 제공

먼저 출발지 인근 협로 구간과 장흥 인근 지방도에서는 기어를 수동 상태에 넣고 스티어링 휠 뒤편의 패들 시프트로 변속하며 주행해봤다. 최고 6단까지 변속이 가능한 K3 쿱의 수동 주행 모드는 수동 변속기 특유의 역동적인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외곽순환고속도로로 들어서면서부터 본격적으로 가속 페달을 밟아봤다. 고속 주행 구간은 터보 엔진의 진가를 맛볼 수 있었다. 초반부터 가볍게 치고 나가는 맛은 부족하지만 속도가 어느 정도 붙은 뒤에는 무섭다 싶을 정도로 가속력이 뛰어났다.

K3 쿱의 무서운 가속력은 강력한 엔진의 힘에서 나왔다. 준중형급 1.6리터 엔진에서 구현하기 힘든 204마력의 강한 출력은 역동적인 드라이빙의 재미를 갈구하는 젊은 층 남성 고객들을 사로잡기 충분해보였다.

사고가 나지 않을 만큼 충분한 차간 거리를 둔 한적한 도로 상황에서 최고 속도를 내봤다. 기자가 체험한 K3 쿱의 최고 속도는 시속 190㎞. 이쯤 되면 역동적인 외관과 미칠듯한 스피드의 조화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K3 쿱의 또 다른 장점은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을 운전자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스티어링 휠 중앙부 우측에 있는 ‘플렉스 스티어’ 버튼을 누르면 주행 상황에 따라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을 자유롭게 고를 수 있다.

‘스포트’ 상태로 설정하면 스티어링 휠은 약간 무겁게 움직인다. 대신 고속 주행 상황에서도 안정감있는 주행이 가능하다. 반대로 ‘컴포트’ 상태로 변환하면 ‘노멀’ 상태보다도 스티어링 휠을 더 가볍게 돌릴 수 있다.

K3 쿱의 서스펜션은 전형적인 한국 운전자들이 딱 좋아할 만한 수준으로 변했다. 이전 모델인 포르테 쿱의 서스펜션은 꽤나 딱딱했다. 쿠페 마니아들에게는 딱 어울릴 만한 서스펜션이지만 대중에게 다가가기에는 조금 버거웠다.

조금은 말랑말랑해진 K3 쿱의 서스펜션 변화에서 쿠페 시장의 규모를 더 늘려 쿠페를 대중적인 차종으로 키우겠다는 기아차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기아자동차 K3 쿱의 계기판. 55㎞ 구간을 달려서 나온 1리터당 평균 연비는 9.7㎞다. 사진=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기아자동차 K3 쿱의 계기판. 55㎞ 구간을 달려서 나온 1리터당 평균 연비는 9.7㎞다. 사진=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시승 구간에서의 K3 쿱 평균 연비는 1리터당 9.7㎞ 수준으로 나왔다. 공인 연비인 1리터당 11.5㎞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급가속과 급정거를 수차례 했음에도 이런 수준의 연비가 나왔다는 점은 칭찬할 만한 대목이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소음 부분과 뒷자리 좌석의 공간 문제다. 선루프와 창문을 모두 닫고 달렸지만 외부의 소음이 생각보다 크게 유입된다는 느낌이 강했다.

기아차는 “신장 180㎝ 이상의 성인 남성이 뒷자리에 타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K3 쿱의 휠베이스(앞바퀴와 뒷바퀴 사이의 거리)는 이전 포르테 쿱에 비해 5㎝ 정도 길어진 덕에 실내 공간의 활용성이 더 좋아졌다.

그러나 신장 183㎝의 기자가 실제로 탄 뒷좌석은 꽤나 불편했다. 등이 시트에 닿기도 전에 머리가 차의 실내 천정에 닿았다. 동승했던 동료 기자(신장 170㎝대 중반)도 천정에 머리가 닿을랑 말랑 했다.

물론 이것이 K3 쿱의 단점이 되기는 조금 어폐가 있다. 대부분의 쿠페 운전자들은 뒷좌석에 사람을 자주 태우지 않기 때문이다.

K3 쿱을 한마디로 평하면 ‘진짜 쿠페의 등장’이라고 할 만하다. 수입차의 역동적 가속 성능을 갈구해 온 젊은 운전자들에게 K3 쿱은 그동안의 갈증을 대중적인 가격에 해결해줄 수 있는 적절한 대안이 아닌가 생각된다. K3 쿱에게는 그만한 매력과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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