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英 다이슨에 100억원 규모 소송 제기

“악의적 특허소송에 기업 명예·신용에 심각한 피해”

삼성전자가 영국의 유명 청소기 업체 다이슨을 상대로 100억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다이슨의 악의적 특허소송이 기업의 명예와 신용에 상당한 손해를 입혀 이를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다.

삼성전자는 서울중앙지법에 다이슨이 명예와 신용을 훼손했고 영업활동을 방해했다는 내용의 소장을 제출했다고 16일 밝혔다. 무분별한 특허소송에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행동으로 옮긴 사례로 분석된다. 청구액은 100억원 규모다.

최근 다이슨은 삼성전자의 청소기 ‘모션싱크’가 자신들의 청소기 특허 기술을 도용했다며 영국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다이슨은 삼성전자가 자사의 조정기술(steering technology)을 침해했다면서 언론을 통해 맹비난했다.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의 모션싱크는 냉소적인 모조품”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이슨은 소송을 건지 74일만에 자체 검토후 소송을 철회했다. 업계에서는 판결까지 끌고 갈 경우 승소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다이슨의 소송 중단 조치와 무관하게 소송과정에서 입은 브랜드 이미지 추락과 판매 손실, 소송 비용 등에 대해 법적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다이슨이 삼성에게 근거도 없이 악의적으로 소송을 걸어 여론몰이 했다”며 “삼성전자가 입은 피해가 막대하고 유사한 일이 또다시 발생할 수 있어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앞으로 무분별한 특허소송을 남발하는 기업들에게 경각심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은 다이슨의 소송행위에 대해 “가장 비생산적인 혁신이 바로 특허소송”이라며 삼성전자의 입장을 재확인 한 바 있다.

최원영 기자 lucas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