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사, 호봉인정제··· 군필 직원, 출발부터 2호봉 앞서입사 동기라도 승진 먼저···대기업, 형평 문제로 폐지政, “승진 기간 단축, 女 불이익 당하면 평등법 위반”
12일 업계에 따르면 B사는 임금체계로 ‘호봉제’를 선택하고 있다. 호봉제는 근무 경력에 따라 봉급액을 지급하는 제도를 말한다. 대체로 공무원들이 이 체계로 보수를 지급받는다.
특히 이 회사는 ‘호봉 인정제’를 도입하고 있다. 호봉 인정제는 국방부와 이전 새누리당이 추진한 것으로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에 취업할 때 군 복무 경력을 임금 산정에 의무적으로 반영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해당 법률은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특히 B사는 군필 직원에게 2호봉을 책정해 주고 있다. 신입사원 동기라도 군대를 다녀온 남성과 여성의 봉급이 2호봉 급여만큼 다르다. 또 이 때문에 승진 기회 역시 군필 남성이 여성직원이나 미필자보다 2년 빨리 맞게 된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호봉제냐 연봉제냐 문제다. 호봉제를 선택하다보니 출발이 다르지만 진급 이후에는 동일하게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뉴스웨이 취재결과 대부분의 대형건설사는 물론 신동아건설, 우미건설, 반도건설, 대보건설 등 중견사들도 군필자들에게 특혜를 제공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대림산업 등 호봉제를 유지하고 있는 건설사 일부가 앞서 군필자의 호봉을 인정했지만, 현재는 ‘형평성’을 이유로 이를 폐지한 상황이다.
민간기업이 군대 호봉을 사회적 호봉으로 적용하더라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없다. 현행법상 민간기업의 군필자 특혜와 관련한 법률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제대군인 지원관한 법률에는 취업지원실시기관(직원 20인 이상, 제조업 200명 이상 기업 중 지방보훈관서에서 지정한 기업)의 군필자 호봉 인정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여성계, 건설업계 등에서는 군 호봉을 사회적 호봉으로 인정해주는 것은 여성·장애인·군미필자에 대해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을 침해하고 차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기업 인사팀 관계자들은 “군 호봉을 직급 호봉으로 인정해주냐”는 질문에 “때가 어느 때인데”, “지금 그랬다간 성차별 논란이 불거질 것”, “형평성 문제로 수년전 사라졌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군대가)국가 복무 연장 선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공공기관에서 호봉을 인정해 주는 것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민간기업에서도 그렇다면 남녀 불평등을 초래하고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남녀고용평등법 제 8조에는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해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또 제10조에는 ‘사업주는 근로자의 교육·배치 및 승진에서 남녀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예를 들어 호봉을 2년 가산한다는 것은 문제가 없다. 하지만 군복무기관만큼 승진 기간을 단축해서 여성이 승진하는데 불이익을 초래하고 있다면 문제가 있다. 이는 평등법 10조위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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