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효과 입증한 엔비디아, 삼성·SK 주가 급등데이터센터 수요 기대···서버용 D램 '폭풍 성장'AI 올라탄 삼성·SK, 고성능 메모리 개발 몰두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7만3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보다 2.18% 오른 것으로 종가 기준 지난해 3월29일 이후 1년 2개월 만에 '7만전자'로 올라섰다. 같은 날 SK하이닉스는 5.51% 오른 10만92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월28일(10만950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엔비디아발(發) 효과가 컸다. 엔비디아는 이틀 전 회계연도 1분기(2∼4월) 매출이 71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13% 이상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AI 칩을 포함하는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42억84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14.2% 늘어났다. 또 다른 주요 사업인 게이밍 부문 매출이 38% 급감한 점을 고려하면 높은 성장률이다.
또 회계연도 2분기(5∼7월) 매출은 110억 달러(14조5310억원) 규모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시장정보업체와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의 추정치를 50% 이상 웃도는 가이던스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기업들이 제품과 서비스에 생성형 AI를 적용하려고 경쟁하면서 1조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AI 학습을 위한 가속 컴퓨팅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우리는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칩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공급을 크게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93년 설립된 엔비디아는 글로벌 GPU(그래픽 처리용 반도체) 시장 최강자로 9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보통 GPU는 게이밍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으나 AI 구동을 위해서도 필수적으로 쓰인다. 코어 수가 월등히 많아 연산 처리 속도가 빠르고 동시에 더 많은 작업을 할 수 있으며 명령어를 '병렬'로 처리해 대량의 데이터를 한 번에 처리하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오픈AI 챗GPT의 경우 수천 개의 GPU가 탑재된다.
업계에선 엔비디아가 AI 시장의 성장을 공식화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직접적인 수혜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AI 특성상 데이터 처리량이 많아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메모리 사용량이 증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서버용 D램 수요는 전년 대비 17.4% 증가한 783억8800만기가비트(Gb)로 전망됐다. 또 내년에는 976억2600만GB로 늘어나고 2027년에는 1865억5900만GB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AI 시장에 기대감을 나타내며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전(前) 세대 제품 대비 소비 전력을 약 23% 개선한 12나노급 16Gb(기가 비트) DDR5 D램을 양산했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 특성상 전력 소비량이 높은 만큼 시장 수요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또 업계 최초로 CXL 2.0을 지원하는 128GB CXL D램을 개발하기도 했다. CXL은 고성능 서버 시스템에서 CPU(중앙처리장)와 함께 사용되는 장치 등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차세대 인터페이스를 뜻한다. 기존 CPU와 메모리 등의 반도체는 별도로 인터페이스가 존재해 정보 처리가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했으나 CXL을 적용할 경우 데이터 병목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은 스토리지(데이터 저장) 밀도를 1.5배 높이고 에너지 비용을 18% 절감한 데이터센터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신제품을 출시했다. 최근에는 국제 IT 전시회인 '델 테크놀로지스 월드'에 참가해 엔비디아 GPU에 채용된 HBM3를 합동 전시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 고부가가치 제품을 말한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AI가 학습을 하려면 메모리 용량이 많이 필요하다"며 "챗GPT와 유사한 응용 분야가 많을 경우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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