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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中 거센 추격에···K반도체 초격차 전략 '흔들'

산업 전기·전자

中 거센 추격에···K반도체 초격차 전략 '흔들'

등록 2025.02.24 13:59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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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평가서 중국보다 낮은 점수범용 메모리는 이미 영향권 들어"R&D 강화하고 인재 육성해야"

中 거센 추격에···K반도체 초격차 전략 '흔들' 기사의 사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을 향한 경고음이 들리고 있다. 그간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초격차 기술력을 기반으로 메모리 중심 글로벌 리더십을 유지해왔지만 최근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따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범용 메모리 시장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판을 흔들기 시작했고 고부가 제품까지 넘보고 있다. 여기에 한국 반도체 기술 수준이 중국에 추월당했다는 전문가들의 진단마저 나왔다.

24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서 내놓은 '3대 게임체인저분야 기술수준 심층분석' 자료에 따르면 한국, 중국, 일본, EU, 미국, 대만 등 조사대상국 5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반도체 기술수준평가에서 1개 항목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한국이 중국보다 낮은 순위로 나타났다.

해당 설문조사는 2022년 기술수준평가에 참여한 반도체 분야 국내 전문가 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로 100%에 가까울수록 최고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평가는 고집적·저항기반 메모리기술, 반도체 첨단 패키징기술, 고성능·저전력 인공지능 반도체기술, 전력반도체 기술, 차세대 고성능 센싱기술 등 5개 항목에 대해 다뤄졌다.

한국은 5개 항목 모두 기초역량 순위가 중국에 밀렸다. 우선 고집적·저항기반 메모리기술의 경우 한국은 90.9%로 3위, 중국은 94.1%로 2위였다. 고성능·저전력 인공지능 반도체기술도 한국은 84.1%(3위), 중국은 88.3%(2위)로 중국이 앞섰다. 전력반도체 기술은 한국 67.5%(6위), 중국 79.8%(4위)였고 차세대 고성능 센싱기술도 한국과 중국이 각각 81.3%(5위), 83.9%(4위)로 평가받아 한국이 모두 낮은 점수를 받았다. 반도체 첨단 패키징기술만이 74.2%(4위)로 같았다.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이 중국보다 기술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일 평가 항목 총 5개 가운데 고집적·저항기반 메모리기술, 반도체 첨단 패키징기술, 차세대 고성능 센싱기술 등 3개 항목에서 한국의 기술수준 평가 순위가 앞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엔 중국에게 순위가 완전히 밀려난 것이다.

반도체 시장, 그중에서도 메모리 시장은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있던 곳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주도해왔다. 최근 인공지능(AI) 시대와 함께 부상한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도 선두에 있다.

그러나 중국의 위협으로 인해 차후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반도체 부문 육성을 위해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 반도체 인재들을 끌어가거나 내부적으로도 인재를 양성하는 등 역량 강화에 힘써왔다.

그 결과 범용 메모리 시장에서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이미 피부에 와닿을 정도가 됐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반값에 가까운 저가 물량 공세를 펼치면서 범용 메모리 가격을 끌어내렸고 이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작년 7월 2.1달러에서 같은해 11월 1.35달러로 35.7% 급락했던 바 있다.

HBM 등 고부가 제품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은 CXMT(창신메모리) HBM2 생산을 위한 28만㎡ 규모 공장 건설에 나섰으며 HBM2~HBM2E와 같은 구형 제품은 이미 양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부가 시장마저 뒤흔들 시기가 머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과의 격차를 지속적으로 벌려나가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연구개발(R&D)과 함께 인재 유출 방지 및 인재 육성에 힘쓸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일례로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이 LCD는 거의 독점하고 있고 OLED도 많이 따라왔던 것처럼 반도체 시장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등에 힘입어 따라잡을 것이라 봤지만 예상보다 빠른 속도"라며 "범용 메모리는 중국에서 공급량을 늘리며 시장을 혼탁하게 했고 저사양 HBM은 이미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는 곧 고사양까지 금세 따라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한국 기업들이 준비해야 할 것은 따라올 수 없는 최신 기술 개발들을 지속하고 거기에 아낌없는 투자를 해야 한다"며 "또한 기술 유출의 위험이 있는 만큼 인재 유출을 막고 반도체 인재 양성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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