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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HBM 질주 선언' SK하이닉스···하반기 투자 더 늘린다 (종합)

산업 전기·전자

'HBM 질주 선언' SK하이닉스···하반기 투자 더 늘린다 (종합)

등록 2025.07.24 11:14

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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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전년 대비 이익 68% 급등하반기 HBM 출하 확대 및 선제 투자 전략 강화낸드, eSSD 성장 기대···향후 메모리 시장 주도 청신호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SK하이닉스가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선점한 결실이 올해 2분기 빛을 발했다.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어닝 서프라이즈' 성적표를 내보였다. 이 기세를 몰아 하반기에도 거침없는 질주를 예고했다. 올해 HBM 출하량을 지난해보다 두 배 늘리고, 내년 수요 대비를 위해 올해 선제 투자를 늘린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22조2320억원, 영업이익 9조2129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5.4%, 영업이익은 68% 늘었다. 이는 지난해 4분기에 달성한 기존 분기 최대 영업이익 8조828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매출 역시 사상 최대 분기 기록을 세웠다.

이번 실적은 증권가의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크게 상회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0조7186억원의 매출, 9조64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매출은 1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1500억원가량 큰 폭의 차이를 보이며 '깜짝' 실적을 내놓은 셈이다.

호실적을 견인한 핵심 배경은 HBM3E 12단 제품의 본격적인 판매 확대와 낸드플래시 전 응용처에서의 판매 호조다. 이날 진행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회사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에 적극 투자하면서 AI용 메모리 수요가 꾸준히 증가했다"며 "D램과 낸드 모두 가이던스를 상회하는 출하량을 기록했고, 가격 환경도 개선됐다"고 말했다.

특히 주요 고객사들의 예상보다 빠른 재고 보충 수요가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것이 회사의 분석이다. 상반기 보수적인 재고 전략을 취하던 고객사들이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에 따라 적정 재고를 확보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이로 인해 상반기 중 낮은 재고 수준에 있던 고객사들로부터 구매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향후 HBM 성장성에 대해 확신을 드러냈다. AI 기술의 빠른 발전으로 고객들의 풀이 확대되고 있고, 신제품과 새로운 서비스가 계속 출시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높은 성장성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3분기는 완만한 출하량 증가가 예상된다. 수요 둔화 우려가 상존하고 있지만, 시장 수급이 급격히 변동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에서다.

회사 측은 "D램은 한자릿수 초반, 낸드플래시는 다소 제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2분기에는 고객들의 재고 수준이 우려될 만큼 높아지지 않았고 메모리 공급사의 재고도 상당히 줄어서 앞으로 생산 증가에 기인한 공급 증가만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래거시 제품에 대해서도 EOL(생산종료) 계획이 공개되면서 모듈 업체를 포함한 일부 중소형 고객의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해졌고, 이에 수급상황은 더 타이트해졌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시장 흐름에 맞춰 SK하이닉스는 내년 HBM 공급 가시성이 확보된 만큼 적기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에 나선다. 올해 HBM 관련 투자도 기존 계획보다 확대할 방침이다.

송현종 SK하이닉스 사장은 "원활한 HBM 수요 대응을 위한 조치로, 일부 선제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대부분은 HBM 생산을 위한 장비 투자에 해당하며, 투자 규모는 주요 고객사와 협의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확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HBM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혁신적인 제품을 적기에 출시해 '풀 스택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겠다는 복안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HBM을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성장시켜 실적을 뒷받침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고객사에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HBM3E 12단 제품을 앞세워 경쟁력을 강화하고, HBM4는 지난 3월 업계 최초 샘플을 공급, 파트너사와 성능 최적화를 위한 협업을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HBM4는 대역폭 향상을 위한 입출력 개수 증가, 저전력 디자인 등 기술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는 제품으로, 원가 상승을 고려한 가격 정책을 최대한 반영할 예정이며 수익성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고객사와 최적의 가격을 설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지난 4월 일시적으로 제재했던 수출을 다시 승인하면서, SK하이닉스의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는 중국 수출용 AI 가속기 'H20'의 판매를 조만간 재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HBM 수요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확인 중이며, 고객 수요와 내부 공급 여건이 부합할 경우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함께 과거 H20에 적용된 HBM3(4세대 HBM)을 공급했던 주요 벤더 중 하나다.

낸드플래시 또한 eSSD(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드라이브)를 중심으로 큰 폭의 수요 성장을 확신했다. SK하이닉스는 "기존 데이터 처리 방식으로는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겨나게 될 것으로 보기에 머지않아 저장장치 투자 필요성도 점차 부각될 것"이라며 "eSSD가 단순한 저장장치에서 머무르지 않고 연산용 캐시로 활용되며 AI 시스템 내 역할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기 수요는 2~3년 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예정된 미국의 추가 관세 정책에 대해서도 비교적 차분한 입장이다. 향후 관세 정책에 따라 구매 수요에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수요 가시성이 확보된 제품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데 맞춰, 상반기 성과급도 역대 최대치로 책정했다. 회사는 전날 전 임직원에게 월 기본급의 150%를 상반기 PI(생산성 격려금)로 지급한다고 공지했다. PI는 초과이익분배금(PS)과 함께 SK하이닉스의 대표적인 성과급 제도로, 오는 28일부터 지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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