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비 최고 98% 해외수주 급감하기도···저유가에 전망도 어두워
이에 더해 대림산업을 제외한 나머지 건설업계는 전년 대비 최고 98%까지 해외수주가 급감했다. 더구나 저유가에 따른 발주 철회·지연을 비롯해 엔화가치 하락에 따른 해외수주 경쟁력 약화, 입찰 담합 등의 악재가 아직 남아 있어 이들의 표정을 어둡게 하고 있다.
6일 건설업계와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4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7% 급감했다. 매출액(6조1076억원)과 당기순이익(1039억원)도 같은 기간 5.6%, 26.0% 감소했다.
◇건설사 해외실적 악화가 영업 손실로··· = 건설사들의 실적 부진은 해외 건설 부문 손실에서 기인했다. 지난해 싱가포르 LNG터미널, 동두천 복합화력 건설,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등 고수익 대형 프로젝트들이 종료됨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건설 부문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485억원으로 전년 동기(1103억원)보다 56.0% 줄어들었다. 신규 수주도 당초 계획보다 부진한 상황이다. 올해 삼성물산은 연간 수주목표를 15조7000억원으로 잡았으나 올해 1분기까지 14.2%(1조4000억원)의 달성하는 데 그쳤다. 해외사업은 목표액(10조3000억원)의 7.8% 수준인 8000억원에 그쳤다.
업계 2위 현대건설도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을 거뒀다는 분석이다. 해외 사업장 손실을 비롯해 과징금 부과 등이 실적에 반영된 결과다.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조9432억원, 20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8%, 6.9%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1117억원)은 6.1% 감소했다.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흡수합병한 현대엠코의 실적이 지난해 1분기에 반영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율은 사실상 의미가 없는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 마덴 플랜트 현장에서 400억원 규모의 추가 손실이 발생했고,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오만 가스 플랜트에서도 350억원의 손실이 더해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도 수 백억원에 이른다.
올해 27조69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한 신규 수주도 3조736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6017억원)보다 14.7% 줄었다. 특히 해외부문이 61.0% 급감한 1조2129억원에 그쳤다.
◇실적악화 저유가 따른 중동 발주량 감소···원가상승도 한 몫 = 대우건설도 주택부문 이익률 개선에도 해외부문 손실이 커 시장 기대치 이하의 성적을 냈다. 이 건설사는 전년 동기(1195억원) 대비 46.5% 감소한 63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5.71%에서 2.91%로 떨어졌으며 당기순이익은 237억원으로 무려 61.4% 감소했다.
일부 해외 현장의 공사 원가율 상승이 발목을 붙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수주 규모도 국내 주택사업과 달리 저조한 해외사업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7484억원)보다 12.5% 감소한 2조4037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수주 금액은 전년 동기(1조2726억원)의 11.0%(1389억원)에 불과했다.
GS건설도 올 1분기 영업이익 200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는 등 실적이 호전됐다. 하지만 해외 수주는 같은 기간 전년보다 98.0%가량 감소한 1060억원이었다. 특히 플랜트부문 해외수주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4조2330억원에서 430억원으로 급감했다. 대림산업만이 해외에서 1조399억원을 수주해 전년 동기(3640억원) 대비 286.0% 성장했다.
1분기 해외실적이 이처럼 악화된 것은 전통적인 해외시장인 중동 산유국들이 저유가로 발주 물량을 크게 줄인데다 주요 현장에서 원가 상승 요인이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유가 하락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는 20억 달러 규모의 라스 타누라 대형 프로젝트의 재입찰을 당분간 중단한 상태다. 또 지난해 해외건설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140억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신규 정유공장 프로젝트도 발주 일정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국내 주택사업이 선전해 주고 있지만 해외 실적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부족하다. (해외시장에서) 저유가와 엔저에 따른 악재 등으로 인해 향후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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